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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갖고있던 현금 20억 증발… 잠적 운전기사가 의문 풀 열쇠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도피 중에 갖고 다닌 것으로 알려진 현금 20억원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유씨의 운전기사를 담당하다가 잠적한 양회정(55)씨가 의문을 풀 열쇠로 거론되고 있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양씨는 유씨와 가장 마지막까지 도주를 함께했던 두 사람 중 한 명이다. 나머지 한 명은 여비서 역할을 한 신모(33)씨로 지난 5월25일 은신처인 순천 별장에서 체포됐다.

양씨는 4월24일부터 5월17일까지 20여일간 유씨의 은신처를 마련해주고 수사 동향에 대해 알려주며 각종 심부름을 하는 등 유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지명수배됐다. 양씨는 5월25일 검찰이 순천 별장을 급습하기 직전에 EF쏘나타 차량을 타고 전북 전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양씨는 유씨의 도주와 관련해 자신의 친척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검찰은 양씨가 이를 위해 유씨의 도피자금 일부 혹은 전부를 가져갔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유씨의 타살설이 사실일 경우 양씨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20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을 개연성 때문이다. 실제로 경찰이 유씨의 시신을 발견한 당시 저항의 흔적이 없었다고 밝힌 것을 비춰보면 양씨와 같이 잘 아는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



물론 유씨가 별장 도주 직후 또 다른 도주 조력자를 만났고 이를 통해 현금이 흘러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은 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는 것은 물론 이미 신병을 확보한 비서 신씨와 제2의 김엄마(58) 등도 추가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순천 별장으로 피신했던 5월4일께 측근 추모(60·구속)씨의 소개로 주민 A씨를 만나 인근 농가와 임야 6만500㎡를 사들였다. 거래가 이뤄질 당시 유씨는 5만원권이 가득 든 여행용 가방에서 2억5,000만원을 꺼내 대금을 치렀으며 검찰은 가방의 크기로 미뤄 유씨의 현금이 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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