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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국 패션 시장의 두 얼굴

#국산 여성 캐릭터 브랜드 '아임포잇미샤'는 단독 매장을 전개한 지 1년 만에 24일 백화점에서 눈물의 고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3대 여성복 브랜드 미샤가 야심 차게 내놓아 기대를 모았지만 매출 부진을 이기지 못해 브랜드를 접게 된 것이다.

#같은 날 일본 SPA(제조ㆍ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는 국내 최초 교외형 매장인 용인 마북DT점 오픈을 기념해 대대적인 할인 행사로 고객 몰이에 한창이다. 명동 등 주요 도심 상권을 장악한 데 이어 도시 근교까지 잠식하겠다는 야심이다.

최근 국내 패션 시장에는 상반된 두 얼굴이 있다. 경기 불황이라는 똑같은 악재에 직면해 국산 브랜드들은 짐을 싸면서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수입 브랜드들은 꽁꽁 닫힌 한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면서 웃음 짓고 있다.

아임포잇미샤에 이어 또 다른 국산 여성복 브랜드인 '에린브리니에'와 '이뎀'이 브랜드 철수를 결정했다. 앤클라인의 경우 미국 본사에서 국내 생산을 없애고 전량 수입해 수입 브랜드로 탈바꿈할 것을 종용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반면 수입 SPA브랜드들은 보란 듯이 확장 모드다. 지난해 유니클로, H&M, 자라 등 3개사는 전년 대비 매출이 30%에서 최고 두 배가량 늘었다. 수입 브랜드가 경기를 덜 타자 신세계 인터내셔날은 한섬으로부터 지방시와 셀린느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고 한섬은 신규 수입 브랜드를 잡기 위해 골몰하는 등 수입 브랜드를 끌어오는 데 혈안이 돼 있다.

가격 대비 양질의 제품을 찾는 것은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인 만큼 스마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국수주의를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업은 다르다. 수익 추구가 기업의 존재 이유지만 당장 눈앞의 매출 증대에만 골몰해서는 곤란하다. 공동체 전체의 발전과 상생 속에서 존경받는 기업 가치를 만들어야 오랜 세월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려면 고부가가치 패션을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로 만들기 위해 대기업들이 나서서 국산 브랜드에 투자해야 한다. 국산 브랜드에 등을 돌리는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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