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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27 재보선 대진표의 윤곽이 3일 속속 드러났다. 이에 따라 여야가 본격적인 선거태세에 돌입했다. 여야의 전ㆍ현직 당 대표가 격돌하고 과거와 현재 집권 세력의 대리전 양상이어서 각 당은 사활을 걸고 있다. ◇여야 어느 쪽도 텃밭 승리 장담 못하는 선거=이번 재보선의 특징은 여야 어느 쪽도 텃밭에서조차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한나라당은 비교적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강원도지사 선거에 당 지도부의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 텃밭으로 적지나 다름없는 경기 분당을에 손학규 당 대표를 출마시켜 바람몰이에 나섰다. 그러나 후보 등록일인 오는 11~12일을 일주일 남긴 이날 현재까지 여야는 공천 잡음으로 시끄럽다. 한나라당은 정운찬 전 총리와 임태희 대통령실장 차출설로 오락가락했던 분당을 후보공천을 4일 확정할 예정이지만 정두언 최고위원이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뒷말이 무성하다. 민주당과 진보 야당은 김해을에서 후보 단일화를 천명하고도 방식에서 대립한 채 서로를 비난하고 있다. ◇전ㆍ현직 집권세력 승부불가피=지역별로 보면 여야의 전ㆍ현직 당대표가 출마한 분당을이 최대 관심사다. 민주당에서는 손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한나라당은 출마자 5명을 놓고 이날 전화 여론조사를 벌였으며 강재섭 전 대표가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 각각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대표로 총선을 지휘했다. 당시 강 전 대표는 공천파동의 책임을 지고 출마를 포기했고 손 대표는 서울 종로에 출마했으나 패해 1년 넘게 두문불출해야 했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질 경우 입을 상처를 걱정하는 속내가 드러난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분당의 30~40대 가운에 '강남 좌파'라는 사람들에게는 강 전 대표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고 민주당 당직자는 "손 대표가 여론조사에서는 우위지만 대면해 물어보면 반응이 좋지 않다"고 귀띔했다. 강원도지사는 전직 MBC 사장 간의 대결이 관심이다. 엄기영 예비후보가 4일 경선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미 당 공천을 받은 최문순 민주당 후보가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안상수 대표는 물론 박근혜 전 대표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특위를 통해 간접 지원하고 있고 민주당은 현지에서 상당한 동정표를 얻고 있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나섰다. 김해을 친노(親盧) 대 친이(親李) 간 대결 양상이다. 한나라당 후보로는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2일 확정됐고 야당에서는 곽진업(민주당), 이봉수(국민참여당), 김근태(민주노동당ㆍ진보신당) 후보가 나선 가운데 곽 후보와 이 후보 간 후보단일화가 승패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여론조사상 야권 단일화 후보가 김태호 후보에 앞서지만 단일화가 늦어질수록 효과는 반감되고 있다. 전남 순천은 민주당이 야권연대를 위해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지만 이에 반발하는 민주당 후보들은 출마를 강행하고 있다. 한편 국회의원과 도지사 외 6명의 기초단체장 등 38곳에서 새 인물을 뽑는 이번 선거의 예비후보자는 12~13일 후보 등록을 해야 하며 14일부터 26일 자정까지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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