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서태지(사진)의 방송 편집권 요구에 의한 음악프로그램 출연 무산이 알려지며 이를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이다. 최근 서태지는 SBS ‘김정은의 초콜릿(이하 초콜릿)’ 출연을 앞두고 제작진과 의견을 조율했다. 이 과정에서 서태지가 출연 조건으로 편집참여와 특별 음향 설비 마련 등을 요구했고 제작진과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출연이 무산됐다. 초콜릿 관계자는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서태지 측에서 PD의 고유 권한인 편집권을 요구했다. 서태지의 무대는 욕심이 나지만 용납할 수 없는 요구라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송출연 무산 배경이 알려지며 네티즌들은 각종 포털 게시판 등을 통해 설왕설래하고 있다. 더 좋은 사운드와 무대를 위해 좋은 음향시설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것에 동의하는 부분이다. 현재 우리나라 음악방송의 시스템이 밴드가 제대로 라이브 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편집권 요구’. 서태지가 좋은 무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아티스트로서 바람직한 자세지만 편집권은 방송사의 고유권한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가수는 가수로서의 역할이 있고, 제작진은 제작진으로서의 역할이 있다는 것. 영상 편집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수도 있는데 권한 자체를 넘겨 달라는 것은 무리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서태지를 지지하는 네티즌들은 “자신의 음악을 가장 잘 아는 가수에게 편집권이 주어질 수도 있는 것”, “TV에서 음악은 음향뿐 아니라 비쥬얼도 중요한 요소로 아티스트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며 편집권 요구가 정당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사실 솔로 컴백 후 서태지는 항상 방송사 측에 편집권을 요구해 직접 편집까지 해왔다. 촬영 분량 테이프를 받아 자신의 컨셉트에 따라 직접 편집한 것. 지난 달 30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도 일주일 앞당겨 사전 녹화를 하고 직접 편집했다. MBC ‘쇼!음악중심’에 출연할 당시도 편집권한을 받았다. 같은 시기 KBS ‘뮤직뱅크’ 측은 편집권한 요구는 받아드리기 힘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서태지는 최근 최초로 저작권협회에 음원을 신탁하지 않고 방송사와 직접 저작권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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