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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박근혜 빼고 다 물러나야"

유승민·남경필 의원 새누리 의총서 공개 요구<br>당내 공감대 속 친박 "대안 있나" 반발

새누리당 내에서 친박근혜계 핵심과 당 지도부를 향한 총사퇴 요구가 4일 나왔다.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가 추석을 전후한 여론조사에서 기대만큼 오르지 않으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퇴진 주장을 확산시키고 있다. 그러나 후보 주변의 핵심인사가 빠지면 대안이 있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친박계인 유승민 선대위 부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선대위고, 당대표고, 원내대표고 포함해서 후보 빼고 나머지 모든 사람을 백지상태에서 새로 생각해라"고 주장하면서 "나부터 선대위 부위원장직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남경필 선대위 부위원장은 친박 2선 후퇴를 주장한 데 이어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문제를 재차 제기했다.

중립성향의 김성태 의원은 "박 후보 본인이 바뀌지 않으면 이번 선거는 끝난 것"이라면서 당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고 친이계 김용태 의원은 "이대로 가면 진다. (야권의) 단일화 이슈를 그 어떤 것도 뛰어넘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반적인 당 분위기는 이 같은 주장에 공감하고 있다. 친박계인 정우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저 자신도 주류가 된 몇 사람이 (당을)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거들었다.

부산 출신의 친박계 의원은 "2~3주 전부터 친박계 2선 후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서 "일부 친박 인사의 독주로 대선을 앞둔 당이 총력체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 출신의 한 의원은 "대구마저도 민심이 완전히 갔다"면서 "박 후보 주변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도 전부터 썩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친박계의 한 초선의원은 "초선의원과 개인적으로 이야기해보면 박 후보 주변 인사가 빠지고 박 후보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대놓고 큰 선거를 앞두고 내부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말라는 지도부에 찍힐까 주저하는 듯하다"고 귀띔했다.

당내 여론의 표적이 된 최경환 비서실장, 서병수 사무총장 등도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 물러날 수 있다"는 게 원론적인 입장이다. 다만 선거가 70여일 남은 상황에서 선대위 핵심실무를 맡은 이들이 물러나면 대안이 없다는 게 이들의 고민이다. 한 당사자는"친박 용퇴론은 예전부터 꾸준히 제기돼온 문제"라면서 "지지율이 올랐다면 덮고 가겠지만 안 오르니 누군가를 희생양 삼아 국면을 바꿔보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새누리당 지도부의 한 핵심인사는 "박 후보가 친이계에게 도와달라고 하지만 오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끝까지 친이가 선거운동에 뛰지 않을 수도 있고 선대위에 들어온다고 해도 친박계 공격에 나설 수 있는데 어떻게 믿는가"라고 지적했다.

용퇴론을 주장한 한 의원은 "대안 부재론은 한가할 때나 하는 소리"라며 일축했다.

공개적으로 친박계의 퇴진을 주장한 남 부위원장의 방법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친박계 의원은 "내용은 공감하지만 물러날 사람에게도 명분을 줘야 한다"면서 "사전에 당사자들과 충분히 논의하지 않은 채 나가라고 하면 누가 열심히 일하겠느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의원은 "선대위는 원래 자발적으로 뛰어야 하는데 가만히 앉아서 비판만 하는 사람이 있다"면서 남 부위원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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