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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반가운 가족, 친지들을 만나 그 동안 못한 이야기를 나누며 보내는 명절은 즐겁기만 하다. 하지만 차례 음식 준비 등으로 명절증후군에 시달리는 주부들에게는 명절 연휴 가 반갑지만은 않다. 차례를 지내고 떡국 한 그릇씩 먹고 나서 온 가족이 다 함께 공연장으로 나가 명절 준비에 지친 일상에서 탈출해보는 건 어떨까. 설 명절을 맞아 남녀노소 취향에 따라 골라잡을 만한 다양한 공연이 차고 넘친다.
◇눈과 귀가 즐거운 전통 공연 풍성하다=서울 양재동 국립국악원은 설날 당일인 23일 4시~6시 30분 예악당과 야외광장에서 '미르(龍)해의 새 아침' 공연을 펼친다. 용의 해를 맞아 묵은 해의 액운을 씻는다는 의미의 '벽사(辟邪ㆍ나쁜 기운을 물리친다)'와 승천하는 새해를 희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경사로움이 있길 바란다는 '진경(進慶ㆍ경사를 맞이한다)'의 2가지 주제로 프로그램이 구성된다. 소리꾼 이자람의 사회로 국립국악원 정악단, 민속악단, 무용단, 창작악단의 모든 소속단원이 출연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1부 벽사(辟邪)에서는 '열두 달 살풀이'로 시작해 액을 물리치는 의미의 궁중무용 처용무, 남도잡가 '보렴'을 감상할 수 있다. 2부 진경(進慶)에서는 창작악단이 들려주는 국악관현악곡 '춘설', 남자 무용수들의 힘 있고 섬세한 몸짓을 느껴볼 수 있는 '북춤', 연희컴퍼니의 타악 퍼포먼스 '유희' 등을 선보인다. 공연 시작 전에는 연날리기,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체험을 할 수 있어 사라져가는 명절의 풍경을 느낄 수 있다.
중구 필동에 자리한 서울남산국악당은 23~24일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공연과 전통민속놀이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전통 민요에 클래식, 재즈, 아카펠라 등 다양한 장르와 접목을 시도해온 대표적 소리꾼 김용우가 귀에 익숙한 아리랑을 소재로 신명 나는 '신년 아리랑(전석 1,000원)'을 들려준다. 선보인다. 같은 기간 남산국악당 마당에서는 흥겨운 사물놀이와 길놀이 등 민속 놀이 체험프로그램과 제기차기, 떡메치기, 팽이돌리기 등 설날 세시풍속 놀이가 열린다. 강북구 번동에 위치한 북서울꿈의숲 아트센터 문화광장에서도 설날 다음날인 2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설맞이 전통놀이 한마당'이 열린다. 야외에서 펼쳐지는 사물놀이와 전통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놀이 등 흥겨운 국악 공연이 신명 나는 명절을 선사한다.
삼청각은 프리미엄 디너 콘서트 '까치까치 설날(1인당 8만원)'을 마련한다. 23일과 24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두 차례 열리는 이번 공연은 전통의 세시풍속과 공연, 한정식을 경험할 수 있는 자리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국악계 최고의 소리꾼 남상일과 박애리가 출연해 판소리 춘향가ㆍ흥보가ㆍ심청가 세 마당을 들려주며 삼청각 국악 앙상블 '청아랑'이 국악을 연주한다. 공연 관람 후에는 삼청각 한식당에서 설날맞이 특선 메뉴인 고급 한정식이 제공돼 오감을 자극한다. 야외 마당에서는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떡메치기, 투호, 널뛰기, 겨울 먹거리 등 전통민속놀이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명절 기쁨 배가시키는 다채로운 공연=겨울 시즌이 공연계의 성수기인 만큼 설 연휴 기간에도 원래 공연이 없는 월요일인 설 당일(23일)만 제외하면 원하는 작품을 골라 볼 수 있다.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투어팀 내한 공연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지난 2005년 첫 투어 공연과 2006년 앙코르 공연 당시 세종문화회관 최단 기간 최다 관람객 기록을 경신한 바 있는 이 작품은 설 당일을 제외하고 모두 공연을 갖는다. 뮤지컬 넘버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로 유명한 '에비타(LG아트센터)'는 아르헨티나의 국모 에바 페론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앤드루 로이드 웨버 작곡의 뮤지컬 넘버들이 심금을 울린다. 브로드웨이 히트작인 '페임(우리금융아트홀)'은 스타를 꿈꾸는 뉴욕 공연예술학교 학생들의 꿈과 애환을 그린 작품으로, 손호영ㆍ티파니(소녀시대)ㆍ은혁(슈퍼주니어)ㆍ린아(천상지희)ㆍ정모(트랙스) 등 아이돌의 출연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해 8월 뉴욕 링컨센터에 진출해 한국 뮤지컬의 저력을 과시한 창작 뮤지컬 '영웅'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역동적인 무대 연출과 웅장한 오케스트라 선율로 담아낸다.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충무아트홀)'도 온 가족이 부담 없이 즐기기에 좋은 공연이다.
대형 뮤지컬이 설 특별 할인 혜택을 누릴수 없는데 비해 중소형 규모의 뮤지컬은 설날 특별 할인 혜택을 다양하게 마련해 알뜰 관객을 손짓한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대학로 예술마당 2관)'는 카톨릭 재단의 무료 병원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날 하반신 마비 환자 최병호가 사라지면서 펼쳐지는 에피소드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21~24일 공연에 한해 20% 할인(1인 4매 기준) 혜택이 주어진다. 비빔밥을 소재로 하는 넌버벌 퍼포먼스 '비밥(한화손보 세실극장)'은 22~24일 공연을 예매하면 40% 할인(1인 4매)되며, 용띠 출생자에게는 동반 1인까지 40% 티켓 값을 깎아준다. 특히 설 당일 비밥 공연장에서는 맛있는 복(福) 떡을 준비, 떡 먹고 한 해의 운세를 볼 수 있는 이벤트까지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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