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인 스티브 애플턴(사진)이 지난 3일 경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경비행기 조종 애호가로 알려진 애플턴은 이날 혼자 고정익 단발 엔진 랜세르 기종을 타고 비행하다 추락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4년에도 곡예비행을 하다가 추락사고를 당해 척추골절 등을 당하기도 했다.
1983년 마이크론의 생산근로자로 일을 시작한 그는 1991년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올랐으며 1994년 34세의 나이에 CEO 겸 회장 타이틀을 거머쥔 입지전적 인물이다. 무려 17년간 CEO를 지낸 반도체 업계 최장수 CEO로도 유명하다.
그는 전세계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살아남은 유일한 미국 기업의 CEO로서 삼성전자ㆍ하이닉스 등 아시아 기업들을 맹추격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2002년에는 하이닉스 인수를 위해 협상 테이블에 나서기도 했다. 애플턴의 사망 소식으로 3일 마이크론의 주식 거래는 중단됐다.
한편 마이크론은 4일 이사회를 소집해 마크 더컨 COO를 CEO로 선임하고 이사회 멤버로 등재했다. 앞서 더컨은 오는 8월 말 사임하고 판매부사장인 마크 애덤스에 COO 자리를 넘길 것이라고 밝혔으나 애플턴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CEO를 맡게 됐다. 더컨은 1984년부터 마이크론에서 근무했으며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하기도 한 반도체 분야 전문가다.
더컨 신임 CEO는 성명을 통해 "애플턴 전 CEO의 죽음에 대해 가슴 깊이 상심을 표한다"면서 "이사회에 제출한 운영방안을 통해 회사를 계속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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