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차대전 종전 이후 전범으로 처형된 일본군을 기리기 위해 지난 4월 와카야마현 고야초의 한 절에서 열린 추도비 법회에 자민당 총재 명의로 '오늘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자신의 혼을 걸고 조국의 주춧돌이 된 쇼와 순직자의 영혼에 삼가 추도의 정성을 바칩니다'라는 글을 보냈다. 신문은 추도비가 연합국의 전범 처벌을 '역사상 세계에서 예를 찾아볼 수 없는 가혹한 보복적 재판'으로 규정하고 전범자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지난 1994년에 건립됐다고 전했다. 이 비석에는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된 도조 전 총리 등 A급 전범 14명을 비롯해 처형되거나 수용소에서 병사·자살한 약 1,180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에도 주최 측의 요청에 따라 '우리에게는 영령을 받들어 조국의 주춧돌이 된 마음을 생각할 의무가 있다' '영령에 부끄러움이 없는 새로운 일본의 존재방식을 정해나가겠다'는 총재 명의의 글을 전했으며 앞서 2004년에는 자민당 간사장 명의로 서면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보도대로라면 아베 총리는 일본의 전쟁 책임과 이를 단죄한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 등 전후 질서를 사실상 부정하는 성격을 띤 행사에 동조하는 견해를 밝힌 것이어서 동북아 정세에 또 한번의 파문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아베 총리의 메시지가 "사인(私人)으로서의 행위이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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