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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무서워"… 러시아 비자금 줄줄이 미국행

갑부들, 석유·천연가스로 번 돈 美 고급주택 사들여


다음달 취임하는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의 개혁정책을 피하기 위한 갑부들의 '비자금 엑소더스(대규모 탈출행렬)'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들은 석유ㆍ천연가스 사업을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벌어들인 돈을 빼돌려 주로 미국의 고급 주택을 사들이고 있다.

4일 뉴욕타임스(NYT)는 푸틴의 반부패개혁을 두려워하는 러시아 부자들이 재산을 앞다퉈 미국 고급부동산시장으로 빼돌려 때아닌 이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예는 비료사업으로 떼돈을 번 기업가 드미트리 로볼레블레프다. 그는 이달에만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총 1억 8,800만달러(약 2,126억원)어치의 건물을 매입했다. 작곡가인 이고르 크루토이도 최근 뉴욕에 있는 플라자호텔 소유의 아파트를 4,800만달러에 사들였으며 전 러시아 재무장관 안드레이 바빌로프도 타임워너센터 인근의 3,700만달러짜리 펜트하우스를 구입했다. 러시아 정부는 자국 부자들이 지난해 미국에서 사들인 부동산 규모가 24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미래권력인 푸틴이 대통령 후보 시절 호언장담했던 개혁의 칼날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푸틴은 지난 2월 "1990년대부터 진행된 민영화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며 "러시아는 이런 시대를 끝내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부당축재나 자금유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약속했다. 푸틴이 대통령이었던 시절 권력과 결탁, 석유ㆍ천연가스를 독점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러시아 갑부들로서는 돌연 입장을 바꾼 푸틴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 결과 미국의 일반주택시장은 여전히 얼어 붙어 있지만 최고급주택시장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 미국 20개 대도시의 주택 가격 추이를 종합한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1월에 전월 대비 0.8% 내려 5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고급주택 전문 건설업체 톨브러더스의 주가는 연초 대비 21%나 뛰었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더글러스 이얼리는 지난달 CNBC에 출연해 "지난 5년을 통틀어 올해의 고급주택시장 상황이 가장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동산 업계는 이 같은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 출신 부동산 중개업자 빅토리아 슈타이너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는 러시아 부자들이 사생결단식으로 미국 고급부동산 매입에 나서는 등 전례 없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그들은 특별한 문제만 없다면 고급부동산을 닥치는 대로 사들일 것" 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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