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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청약'열기 한풀 꺾여
입력2007-03-04 17:17:50
수정
2007.03.04 17:17:50
인천 송도·용인 흥덕 모델하우스<br>"최상 입지에 시세 차익" 송도 하루 8,000여명 발길 속<br> "좋긴 한데 입주땐 어떨지…" 청약 망설이는 투자자도 늘어
“송도경제자유구역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기반시설 투자비용 대기가 힘들어 원래 계획대로 조성되기 힘든 것 아니냐고들 하는데요….”(김동래ㆍ49)
“정부규제가 강해져도 효과가 제한적이라 큰 평수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봅니다. 특히 송도는 입지가 좋고 주변시세보다 분양가도 낮기 때문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오는 9월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이강민ㆍ47)
9월부터 분양가상한제 전면시행이 현실화되면서 주택시장의 관망세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지난주 말 수도권 최고의 입지 중 하나로 꼽히는 송도의 코오롱 ‘더프라우’ 주상복합 모델하우스에는 하루 평균 6,000~8,000명의 인파가 몰렸다.
하지만 방문객들의 분위기는 앞서 분양한 다른 주상복합 모델하우스 때와는 사뭇 달랐다. 송도 지역은 ‘경제자유구역’ ‘자족형 신도시’ ‘국제학교 등 최상의 학군’등의 수식어가 자랑하는 최상의 입지로 ‘묻지마 청약광풍’의 양상마저 보였던 곳. 하지만 분양가상한제 전면시행 현실화 등으로 시장상황이 극도로 침체되면서 청약자들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연수구 등 송도 인근에 거주하는 현지 사람들 사이에서는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송도경제자유구역이 당초 청사진대로 건설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인천 상곡동에 거주하는 임상호(49)씨는 “주변시세보다 낮다고는 하지만 2년반 뒤 입주인데 주변 시세가 1,500만원 밑으로만 떨어져도 손해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의 부인은 “주변에 국제학교가 들어서 학군이 좋아 한 번 와봤는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 선뜻 사야 할지 망설여진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주변 시세보다 평당 500만원 이상 낮은 분양가 때문에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발길은 여전했다. 특히 2년반 뒤 입주 후 바로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분양소장은 “방문객의 30% 가량은 서울 등 외지 사람들”이라며 “주택시장 상황이 침체되고 있지만 송도라는 입지 프리미엄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도 많다”고 전했다. 실제 서울 등지에서 온 일부 투자자들은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가 무색할 정도로 시세차익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목동에 사는 이혜은(33)씨는 “9월부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도 송도같이 입지가 좋은 곳은 시세가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금이 매입의 적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침체된 시장 분위기는 다른 유망 택지지구 모델하우스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경남기업 아너스빌 분양 등으로 청약광풍이 불었던 흥덕지구. 하지만 이곳에서 처음으로 공급된 중대형 임대 ‘신동아 파밀리에’ 모델하우스의 주말 풍경은 전에 비해 열기가 한 풀 꺾인 모습이었다. 민간임대로 10년 후 분양전환받을 수 있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그때의 시세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청약자들이 선뜻 통장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 한 직장인은 “10년이 지나면 내 집이 된다고는 하지만 그때 가서 집값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평형별로 3억~4억원선에 달하는 임대 보증금 외에도 매월 87만~111만원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임대료 10년치를 미리 내면 나중에 분양전환금액에서 차감되지만 이 금액이 1억원을 넘는 것도 부담이다. 한 40대 부부는 “46평형 임대 보증금(3억9,635만원)에 10년치 임대료(1억1,412만원)를 더하면 5억원이 넘는다”며 “앞으로도 집값이 오른다고 생각하면 차라리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말겠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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