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츠 'C 클래스'를 보유하고 있는 A씨는 최근 신차에 장착돼있던 수입타이어 대신 국산 타이어로 제품을 교체했다. 그는 "수입차에 수입타이어를 장착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이 있었지만, 타이어 교체를 위해 알아보니 국산타이어로도 충분히 벤츠의 주행 성능을 돋보이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수입차 판매가 급속도로 늘면서 국내 타이어 업계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수입차 문턱이 낮아지면서 미쉐린, 브리지스톤 등 해외 타이어 대신 국산타이어로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폭증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제품 판매를 담당하는 '티스테이션' 매장의 수입차 매출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수입차 구매가 많은 서울 강남 매장을 중심으로 이런 변화들이 진행되고 있다"며 "내년부터 수입차 구매객들의 본격적인 타이어 교체 시점이 오면 전국적으로 움직임이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티스테이션 서초점'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 2010년 2.5%에 불과하던 수입차 매출 비중은 지난해 51%로 불어났다. 이 매장의 지난해 매출 15억8,000만원 가운데 8억원이 수입차를 몰고 온 고객 몫이란 얘기다. 특히 지난 2012년 11.2%였던 수입차 매출 비중은 지난 2013년(48.2%)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판매 변화가 타이어 업계로 전달되는데 까지 보통 3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면서 "수입차 고객들이 국산타이어 중에도 고성능타이어를 선호하기 때문에 매출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2010년 한 해 동안 이 매장을 찾은 3,756대 차량 중 수입차는 고작 48대에 불과했다. 값비싼 수입차에 국산 타이어를 장착하는 것을 꺼리던 당시 고객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은 180도 변했다. 지난해 총 4,205대 차량 중 1,350대나 되는 수입차가 매장을 찾았다. 같은 기간 국산차 비중은 3,708대에서 2,855대로 약 1,000대 가량 감소했다. 다른 매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금호타이어를 판매하는 타이어프로 잠실점 김지욱 대표는 "가격 면에서도 30% 정도 저렴하기 때문에 젊은 수입차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수입차 고객 공략 강화하기 위해 국내 업계 최초로 메르세데스-벤츠에 교체용(RE) 타이어를 공급하는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엑스타 LE SPORT', '엑스타 PS91', '마제스티 솔루스', '크루젠(SUV용)' 등 프리미엄 타이어 4종을 벤츠 모든 차종에 적용한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수입차 대상으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이어 교체전문점 '럭스튜디오(Luxtudio)'를 오픈하기도 했다.
타이어업계에서는 국내 수입차 등록대수가 100만대를 넘어 117만대로 성장한 만큼 한국, 금호, 넥센 등 국내 타이어 3사의 '수입차 모시기'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에 적합한 타이어 기술 개발은 물론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