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연한 단축과 청약제도 개선을 주요 내용으로 한 '9·1부동산대책'이 나온 지 한달여가 지나면서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에서 시작된 가격 상승, 거래 회복세가 신규 분양은 물론 경매,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지난 2008년 이후 오랫동안 침체를 보여온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9·1대책 이후 가장 뜨겁게 달아오른 곳은 신규 분양시장이다. 지난주 말 GS건설의 '위례 자이' 모델하우스에 4만명이 몰리는 등 전국적으로 3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모델하우스를 찾아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10월1일 청약을 받는 위례 자이와 서초동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아크로리버파크 2회차' 청약 결과는 가을 부동산 시장 흐름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분양시장은 주요 단지가 청약에 들어가는 이번주가 하이라이트"라며 "청약제도 개편에 앞서 청약통장을 미리 사용하려는 수요자들이 몰리며 분양시장이 9·1대책으로 들썩이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기존 주택 거래량과 가격 등 주요 지표도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7,267건으로 전달 거래량(6,804건)을 일찌감치 넘어서며 9월 거래량으로는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6월과 7월 전달 대비 보합세를 보이다가 8월 0.1%, 9월 0.3%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한 지난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9·1대책 이후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며 전주보다 0.1% 올라 1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세보다 저렴한 물건을 선점하려는 수요로 경매시장의 분위기도 뜨겁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9·1대책 이후 이달 강남3구의 10억원 이상 고가아파트 낙찰률은 85.7%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9·1대책 이후 본격화된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이달 들어 강남 재건축을 필두로 시장 여건이 호전되고 거래량도 살아나는 등 9·1대책의 효과가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이 같은 분위기라면 상승세는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