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상상력으로 현실 풍자
■당분간 인간(서유미 지음, 창비 펴냄)=제1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자인 저자의 단편 8편이 소설집으로 나왔다. 폭설을 뚫고 출근하려는 한 남자의 고군분투 이야기 '스노우맨', 새 직장의 스트레스로 몸이 딱딱해지는 주인공과 반대로 갈수록 몸이 물렁해지는 전임자의 괴로운 증상을 그린 '당분간 인간' 등 기발한 상상력을 통해 현실의 고단함을 다독인다. 1만2,000원
상엿소리꾼 오충웅씨의 애환
■이제 가면 언제 오나(김준수 지음, 알마출판사 펴냄)=전남 강진의 상엿소리꾼 오충웅 씨의 굴곡진 삶을 흑백 사진이 곁들여진 화보 에세이 형식으로 생생하게 담았다. 한반도 민초들의 삶을 밀착 인터뷰 방식으로 담아낸 '민중자서전'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사라져가는 우리네 풍습을 지키며 살아온 이웃들의 삶을 따스한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1만5,000원.
가수 이소은 변호사가 되기까지
■딴따라 소녀 로스쿨 가다(이소은 지음, 삼성출판사 펴냄)=가수 출신으로 변호사가 된 이소은의 책. 잘 나가던 가수인 저자는 2009년에 돌연 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로스쿨 진학을 결심한다. 낯선 땅에서 온갖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는 법조인이라는 '두 번째 꿈'에 매달렸고 최근 미국 노스웨스턴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뉴욕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염원과 열정을 위한 용기를 독려한다. 1만3,800원.
중세부터 이어져온 인테리어 역사
■살림하는 여자들의 그림책(베아트리스 퐁타넬 지음, 이봄 펴냄)=시인 겸 도상학자이자 주부이기도 한 저자가 명화에 등장하는 옛 여성들과 물건들을 살펴보며 중세부터 20세기까지의 인테리어의 역사를 짚어본다. 그림의 미학적 가치는 잠시 접은 대신 그 속에 드러난 당대의 생활상과 화가의 개인사를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2만7,500원.
근대적 세계관 담은 이야기 100편
■데카메론(조반니 보카치오 지음, 민음사 펴냄)=이탈리아 르네상스 문학의 태동을 이끌어 낸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3권이 국내에서 처음 이탈리아어 완역본으로 출간됐다. 절대적 도덕과 신념이 무너진 현실을 직시하고 현세적 삶을 추구하는 근대적 세계관을 담은 걸작. 페스트를 피해 간 10명의 남녀가 다양한 주제로 10일간 100편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내용이다. 각 1만3,500원.
문학인들에게 밥은 무엇일까
■허기진 인생, 맛있는 문학(유승준 지음, 소담출판사 펴냄)=문학인들에게 '밥'의 의미는 무엇일까? 김훈의 '흑산', 황석영의 '맛있는 인생', 박범신의 '비즈니스' 등 18편의 작품에 밥이 어떻게 녹아 들어 있는지를 저자가 작가들을 직접 만나 들어봤다. 저자는 서문에 "문학 속 인간은 먹고 살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존재"라며 "그들이 먹고 사는 첨예한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헤쳐나가고 있는지 면밀하게 살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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