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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기초의회 출발부터 삐걱
입력2006-07-17 16:30:47
수정
2006.07.17 16:30:47
[기자의 눈] 기초의회 출발부터 삐걱
이현종 기자 ldhjj13@sed.co.kr
5.31 지방선거가 실시된 후 기초의회가 구성되고 있지만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이기심에 의해 도입된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제도가 기초의회의 중앙정치 예속화를 낳을 것으로 예상됐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 구미시의회가 최근 임시회를 개회했지만 시의원들이 의장단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기초의회의 미래를 암울케 하는 행태를 보였다. 비례대표제로 선출된 열린우리당 1명을 제외하고는 갑과 을 두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시의원 후보가 각각 11명씩 총 22명이 당선됐다. 갑구에서는 김성조 국회의원이, 을구에서는 김태환 국회의원이 시의원 후보에 대한 공천권을 행사한 곳이다.
분포상 같은 11표씩 보유해 의장단 당선자 없이 경합만 벌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갑' 지역출신 인사가 13표를 얻어 의장과 부의장을 모두 차지했다. 그러자 '을' 지역 의원들은 "반란표가 나왔다"며 "배신자를 밝혀내 당에서 제명 시키자"고 흥분했다.
시의원들이 같은 한나라당 소속임에도 공천권을 행사한 국회의원에 따라 서로를 반대세력으로 보고 패거리 정치 흉내를 낸 것이다.
두 국회의원이 각기 다른 의장단을 희망했고 이를 감지한 의원들은 공천권을 행사한 국회의원의 뜻을 추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현실이었다고 한다. 이로 인한 갈등은 상임위원장 선출에서 극에 달했다. 오전부터 시작한 회의가 밤 11시나 되서야 3명의 위원장을 선출했다. 이들 시의원들은 요즈음 출신 구역에 따라 식사까지 별도로 할 만큼 서로를 적대시하고 있다.
시민들의 의중은 안중에도 없는 한심한 작태를 출발점부터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들이 시의회를 제대로 운영할까. 집단 충돌하면서 구미시의 시정의 발목이나 잡지 않을까" 시정을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기초의회가 지역발전과 관계없이 공천권자인 국회의원의 뜻에 따라 대립하는 것은 지방자치의 후퇴임에 틀림없다.
다행히 최근 정략적인 모습이긴 하지만 여당 국회의원들이 기초단위 공천제 폐지를 주창하고 나선 데 이어 야당도 동조하고 있는 모습은 시의 적절한 현실반영이라고 보여진다.
기초의회의 파행 운영으로 무용론이 더 확산되기 전에 정치권에서는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를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입력시간 : 2006/07/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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