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14일(현지시간) “만진 사람들의 영혼이 담겨있는 종이로 만든 작품”이라며 ‘한지 작가’ 전광영(사진)씨의 작품 세계를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낡은 종이로 조용히 추상 작품을 만들어 내는 한국인’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씨가 “오는 9월 7일부터 21일까지 맨해튼 20가 첼시의 킴 포스터 갤러리와 79가의 미셸 로젠펠드 갤러리에서 작품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씨가 지난 3년 동안 버려진 한국의 옛 서적 등 2만권 이상의 책을 매입, 냉방시설이 된 창고에 모아놓았다면서 그가 책을 산 것은 내용을 읽으려는 게 아니라 뽕나무 잎으로 만든 수제 종이를 모으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신문은 전씨가 여러 세대의 손때가 묻은 낡은 한지를 사용해서 작품에 영적인 의미를 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씨는 “나는 새 종이는 사용할 수 없다”고 말하고 “나에게 있어서 낡은 종이는 인생이요, 역사”라면서 “종이에는 그걸 만진 사람들의 영혼이 들어있고, 따라서 나는 그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싸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벽과 문, 창문 등 과거 한국의 집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한지 조각 수만 개를 모아 입체적 회화로 표현해 오면서 ‘한지 작가’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