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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전투기 부품을 미국에 보내지 않고도 국내에서 정비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세계 1위 글로벌 항공우주기업인 보잉이 경북 영천에 항공기 수리·정비를 위한 MRO(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 센터를 준공했기 때문이다. 보잉은 이번 1단계 투자에 이어 단계적으로 투자를 늘려 영천 MRO센터를 아시아 태평양의 항공전자 MRO 허브로 키운다는 계획이어서 추가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다.
28일 경북도에 따르면 보잉은 이날 오후 2시 경북 영천시 녹전동 현장에서 항공전자 MRO 센터 준공식을 개최했다. 보잉은 민항 제트기와 군용 항공기를 합쳐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 기업이다.
이날 준공식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영석 영천시장, 공군 군수사령부 관계자를 비롯해 리앤 커렛 보잉글로벌 서비스지원 사장, 에릭존 보잉코리아 사장 등 300명이 참석했다. 보잉 MRO센터는 지난 1년간 2,000만 달러를 투자해 1만4,052㎡ 부지에 연면적 930㎡ 규모로 건립됐다. 아시아 첫 MRO센터로, 보잉의 아시아시장 진출 거점이 될 전망이다.
영천은 대구 공군기지(K2)와 가까운 입지적 장점을 갖추고 있다. 영천 MRO센터에서는 앞으로 한국 공군의 최신예 전투기인 F-15K 관련 항공전자 부품 테스트 및 정비기능을 수행한다. 전투기 정비를 위해 보잉 본사인 미국 시카고까지 부품을 보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항공전자시스템의 수리·운용기술을 미국에서 도입, 국내에서 제공함에 따라 전투기 유지비 절감은 물론 수리기간을 231일에서 21일로 단축 등 공군 전투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보잉은 라이선스 및 계약적 동의를 얻어 타사 항공기의 항공전자부품에 대한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투자를 확대해 영천 MRO센터를 아시아 태평양의 항공전자 MRO 허브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보잉사 영천 유치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지난 2013년 5월 첫 미국 순방시 이뤄진 세일즈 외교의 성과이기도 하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보잉 MRO센터 준공을 계기로 항공산업 육성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MRO센터 주변에 항공 전자부품 특화단지가 조성되고 있고, 오는 2017년까지 사업비 370억원이 투입되는 항공전자 시험평가센터 구축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경북에는 또 항공 관련 주요 방산기업 LIG넥스원, 삼성탈레스 등이 있고, 구미를 중심으로 정보기술(IT)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정부로부터 항공전자분야 유망거점지역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도는 MRO센터 일대를 항공전자산업 연계형 거점 부품단지인 '에어로테크벨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보잉 MRO센터 준공은 국내 항공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항공전자부품이 경북의 미래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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