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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7월 27일] '국산 자전거' 첫 단추 잘 꿰야
입력2009-07-26 17:41:23
수정
2009.07.26 17:41:23
"5년이 넘도록 자전거부품 개발에만 매달려왔는데 갑자기 경쟁자가 몰리다 보니 덩치에서 밀려 정부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할까 걱정이 태산입니다."
최근 자전거산업이 정부의 잇따른 지원책으로 각광 받는 가운데 한 자전거부품업체 사장은 기자를 만나 이렇게 뜻하지 않은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는 얼마 전 지식경제부의 자전거부품 연구개발과제에 신청서를 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너도나도 국산부품 개발에 뛰어드는 바람에 지원업체만 무려 100여개를 훌쩍 뛰어넘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5월 자전거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국내 자전거업체에 큰 기대감을 안겨주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최근 경기도 의왕시에서 자전거공장 기공식을 성대하게 개최했으며 자전거 부품 국산화를 지원하기 위해 60억원 규모의 추경예산까지 특별 배정됐을 정도다.
그동안 나사 하나까지 직접 만들며 척박한 환경을 개척해왔던 20여개 기존업체들은 이 같은 환경변화를 크게 반기면서도 한편에선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전거가 이슈화되자 후발주자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자칫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사태가 현실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정부과제에 신청한 업체 중에는 중공업회사 등 자본력과 지명도를 갖춘 기업이 상당수 포함돼 기존 업체들은 소위 '돈 있고 힘 있는' 업체들이 지원혜택을 독식하지 않을까 잔뜩 긴장하고 있다
물론 자전거 관련업체가 늘어난다는 것은 산업 전반으로 보면 긍정적인 일이다. 정부 지원이 단지 과거 노고를 격려하는 데 머물러서도 안 된다. 다만 길게는 사재까지 바쳐가며 10년 가까이 기술적 노하우를 쌓고 산업의 기틀을 마련했던 기존 업체들이 기술의 미래가치나 노하우와 상관없이 다른 이유로 배제된다면 이제 새롭게 출발하려는 국내 자전거산업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삼천리자전거의 착공식과 함께 이번 연구과제로 부품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국내 자전거 산업육성은 본궤도에 오르게 된다. 비록 영세하지만 비전과 기술을 가진 강소기업들이 힘을 합쳐 자전거산업 강국의 꿈을 함께 이뤄나가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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