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것은 타격 지점. 평사포 사격은 도발 원점을 찾지 못했으나 1차 피격을 안겨준 고사총의 도발 원점은 대포병 레이더로 파악한 상태였다. 마음 먹었다면 얼마든지 고사총 진지에 대한 대응 사격이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군은 다른 지역을 골랐다. ‘북한군의 눈에 잘 보이는 지점’, 즉 북한이 느끼기에 ‘남측이 우리에게 포격을 가하는구나’라고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는 지역에 대고 쐈다는 얘기다.
북이 발사한 포탄보다 훨씬 강력하고 숫자도 많은 포탄을 발사해 도발에 대한 응징 의지를 보이면서도 확전을 피하기 위해 마지막 안전장치는 풀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상으로는 경고 사격이었던 대응 사격을 통해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추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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