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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은 싱글벙글 중개업소는 울먹

■ 가락시영 재건축 결정고시 이후<br>조합원 추가부담금 줄고 사업성 되레 높아졌지만<br>지난달 거래 10건 그쳐… 중개업소는 한기만 가득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가 재건축 사업을 추진한 지 11년 만에 사업시행인가 결정고시를 받으면서 주민 이주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중개업소들은 거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비계획변경 결정고시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나붙어 있는 가락시영아파트 전경.

"잔치라도 치르고 싶은 심정입니다."(가락시영 조합원 C씨)

"결정고시가 나면 뭐합니까. 거래는커녕 문의전화도 없어요."(가락동 J공인 관계자)

21일 기자가 찾은 송파구 가락시영 재건축아파트는 단지 주민과 중개업소의 희비가 엇갈렸다. 사업 착수 11년 만에 성공을 눈앞에 둔 입주민들은 묵은 체증이 풀린 듯 환한 표정이었지만 단지 내 상가의 중개업소들은 사업시행인가 결정고시라는 호재에도 한기만 가득했다.

가락동 D공인 관계자는 "예전엔 사업시행인가와 같은 호재가 발표되면 거래 시장이 요동쳤지만 최근엔 문의전화조차 오지 않는다"며 "경기가 워낙 침체돼 있어서 거래가 살아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가락시영아파트의 거래량은 1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건보다 60%나 감소했다. 이 같은 거래 가뭄은 결정고시가 난 8월에도 계속되고 있다. 이 지역 C공인 관계자는 "최근에는 인근으로 이사하는 이주민들 전세를 알아봐주는 걸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단지 안으로 들어서자 비가 오는 와중에도 곳곳에 이삿짐을 꾸리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서울시가 소형비율 확대를 요구하면서 결정고시가 늦어진 상황에서도 조합이 5월 선이주를 결정해 이미 이주가 시작된 탓이다. 이달 10일 이주를 시작한 지 4일 만에 이주가구가 112가구에 달할 정도로 주민들의 이주도 활발한 편이다.



가락시영에 31년을 살았다는 주민 C씨(60세)는 "사업이 멈춰서 수리도 제대로 못하고 비가 오면 비가 새는 대로 살았다"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이주를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조합 측은 연말까지 건축심의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 사업시행변경인가 총회를 연 뒤 내년 8월께 관리처분총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1월까지 이주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관리처분 총회 후 바로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

한편 가락시영 재건축은 서울시의 소형비율 확대 방침으로 사업이 늦어지긴 했지만 사업성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다수의 조합원들이 전용 중ㆍ대형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돼 분양 사업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1월 전체 5,022명의 선호 주택형을 조사한 결과 옛 30평형대 이상을 선택한 경우가 4,566명(91.3%)에 달했으며 전용 60㎡ 이하 소형을 선택한 조합원은 436가구(8.7%)에 불과했다. 따라서 일반분양분 1,646가구 모두가 중소형으로 구성된다.

조합 관계자는 "서울시의 소형비율 확대 요구로 사업이 늦어지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사업성은 좋아졌고 조합원의 추가 부담금도 낮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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