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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취업시장에서도 역전된 20대와 50대

우리나라 임금 근로자 가운데 50대 장년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20대를 추월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0대의 일자리는 전년보다 26만9,000개 늘어난 반면 20대 일자리는 오히려 14만1,000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통계는 또 여성들의 일자리가 남성에 비해 가파르게 늘고 안정적인 일자리는 감소하는 등 고용시장의 구조변화를 여실히 보여준다.

세대 간 일자리 역전현상은 우리 사회의 인구구조가 바뀌고 있는데다 베이비부머들의 재취업 열기, 청년취업난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근속기간 1년 미만의 일자리가 30%를 웃돌고 여성들이 구직행렬에 뛰어든 것은 경기침체에 따른 노동시장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50대가 차지하는 일자리가 젊은층이 선호하는 괜찮은 직장이 아니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청년들은 대학을 나오고 스펙을 쌓아도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사회에 갓 진출한 20대가 원하는 일자리는 줄어들고 50대의 일자리만 늘어나는 것은 고용구조의 질적 악화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일자리대책이 대증요법에만 매달리다 보니 청년고용은 악화되는 반면 갈수록 생계형 고용만 늘어나는 질 나쁜 구조가 자리잡은 것이다.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갈등은 사회통합이나 경제활력 측면에서 볼 때 우리 사회에 큰 부담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자칫하면 대선과정에서 조성된 세대 간 긴장관계가 일자리 부문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차기 정부는 고용확대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만큼 상생의 일자리문화를 창출하고 세대 간의 보완적 해법을 마련할 수 있도록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내야 한다. 정보기술(IT)이나 서비스 산업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산업 및 고용시장의 구조개혁을 서두르는 작업도 시급하다. 기업들은 임금피크제나 근로시간 단축 등의 제도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세대 간의 충돌을 줄이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물론 경제성장을 통해 전체 노동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야말로 최상의 대책이라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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