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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코리안 쇼크
입력2004-05-12 16:08:10
수정
2004.05.12 16:08:10
[동십자각] 코리안 쇼크
오현환 사회부 차장
실물경제를 몇 개월 미리 반영해주는 주가가 다시 꺾이기 시작했다.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4월23일 936포인트를 기록한 후 10여일의 짧은 기간에 무려 140포인트나 빠지며 790선까지 추락했다. 12일 주가가 다소 회복했지만 80년대 이후 다섯번째 도전했던 1000포인트대를 이번에도 뚫지 못하고 주저앉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과 정부가 해외에 발행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금리도 급등하고 있다. 정부도 대책반을 가동, 경제운용을 비상체제로 전환시킨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주가폭락의 충격은 우리 경제상황을 다시 한번 돌아보도록 경고하고 있다.
충격의 원인으로 미국금리의 조기 인하 가능성,중국 긴축쇼크,유가급등 등 ‘내우(內憂)’보다는 ‘외환(外患)’이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 얼어붙은 내수경기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수출 때문이었는데 이제 믿었던 수출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경기순환의 파동으로 내수가 채 회복되기도 전에 다시 얼어붙게 되고 그에 따라 가계나 기업에 미칠 파장이 적지않을 것으로 걱정된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외환보다는 내우다. 우선 차이나 쇼크는 천안문 사태 때에는 4%,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속에서도 6.7% 성장했다는 과거 경험을 감안할 때 아무리 나빠져도 올해 전체로 8% 성장은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역시 물가상승을 우려해 탄탄히 밟아가는 정도라 우리나라의 수출 모멘텀이 크게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외환위기(IMF)이후 한국주식에 대한 외국인의 보유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을 방치한 점, 구조조정을 원할히 하지 못해 경쟁력 있는 내수산업 구조를 형성하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상장기업에 대한 외국인 보유 지분은 외환위기이후 급증해 40%선에 이르러 일본의 16%를 훨씬 추월했다. 외국인 이탈 충격이 있을 경우 공황사태가 빚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국내 투자기관의 경쟁력 향상과 안정적인 증시유입 통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I외환위기 이후 사양 기업은 없애고 경쟁력 있는 기업에 자금을 몰아주는 구조조정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비판도 공감을 사고 있다. 국내 산업구조가 반도체ㆍ자동차ㆍ휴대폰ㆍ조선ㆍ철강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수익을 내는 기업이 없다. 그나마 관련된 부품업체라도 제대로 육성됐을 경우 지금처럼 심각한 내수침체는 극복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노사문제는 외국인들이 한국의 개혁정책과 관련, 촉각을 곤두세우는 미묘한 사안이다.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국회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민노당이 대거 진출한 후 전반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좌향좌’ 움직임에 외국인투자가들은 돈을 뺄까 그냥 둘까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
외부 변수는 우리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문제다. 내부를 들여다보고 다가오는 터널을 통과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할 때다.
/오현환 사회부 차장 hhoh@sed.co.kr
입력시간 : 2004-05-1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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