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개정은 유일사상 10대 원칙이 주민의 생활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 시절이던 1974년 4월 김일성 주석의 신임을 얻고자 만든 이 원칙은 북한 주민들이 최고지도자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해야 한다는 내용이 중심이다.
12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10조 65항으로 이뤄졌던 유일사상 10대 원칙을 올해 6월 10조 60항으로 축소, 통합하면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권력 세습을 정당화하고 체제를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김정은 시대 들어 김정일 위원장을 김 주석과 동급으로 격상한 북한은 이번에 개정한 원칙에서 '김일성'이라는 문구를 '김일성·김정일'로 바꾸고 '김일성의 혁명사상'을 '김일성·김정일주의'로 변경했다.
제3조 4항에 '백두산 절세위인들'이라는 표현을 추가하고 제10조 1항을 "김일성·김정일의 위업을 대를 이어 끝까지 계승 완성해야 한다"고 바꿔 김정은 제1위원장의 권력 계승을 정당화했다.
또 제6조 4항에 "개별적 간부들의 직권에 눌리워 맹종맹동(맹목적으로 복종해 행동하는 것) 하거나 비원칙적으로 행동하는 현상을 철저히 없애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하고, 5항에 단결을 파괴하는 현상으로 '동상이몽'과 '양봉음위'(겉으로는 복종하는 체하면서 내심으로는 배반함)를 더했다.
제7조에서는 배척해야 할 대상으로 '세도(勢道)'를 가장 앞에 내세워 김정은 제1위원장의 권력 공고화에 장애가 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이번에 개정된 10대 원칙에서는 각각 제1조 3항과 같은 조 4항에 있던 '프롤레타리아 독재정권'과 '공산주의'라는 표현이 사라졌다.
이밖에 개정 원칙 서문에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군사력과 자립경제를 가진 위력을 떨치게 됐다"고 적시해 '핵보유국'임을 명시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김정은 시대에 맞는 체제 성격과 진로를 규정하기 위해 사상적인 내용이 중심인 유일사상 10대 원칙을 개정한 것"이라며 "김정은 체제에 정통성을 부여하고 김정은 제1위원장의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조치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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