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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2월 17일] 공교육 지원 예산확보 부터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10월 실시된 전국단위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 결과를 16일 공개하면서 내건 명분은 두가지다. ‘학교 간 서열화 해소’와 ‘기초학력 부족 학교들의 집중지원’이다. 갈수록 학력이 하향평준화하고 있는 현실에서 객관적인 자료를 수집해 실효성 있는 지원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게 교과부의 구상이다. 그러나 교과부의 이 같은 ‘선의(善意)’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교육현장의 현실을 보면 결과는 ‘사교육 조장’과 ‘서열화 경쟁’으로 귀결되는 듯하다. 지난해 일제고사 시행 당시 경기도 일부 학교에서는 체육 특기자 등 성적이 뒤떨어진 학생들을 일부러 등교시키지 않는가 하면 교사들에게 상품권을 주겠다며 ‘성적 끌어올리기’에만 혈안이었다. 서울시 교육청도 일선 고교 교장들을 불러놓고 ▦백지 답안지를 낸 학생 ▦모든 문항에 같은 답을 표시한 학생 등을 파악해 점수를 빼 평가 성적을 다시 산출해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선에서는 ‘기초학력 수준 향상’이라는 목표와는 거리가 먼 ‘성적 올리기’에 급급했던 셈이다. “성적 공개 이후 기초학력 미달 학생 해소보다는 시도별, 지역 교육청별, 학교별 성적 올리기에 집중될 것”이라는 일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교과부는 이런 현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는 2011년부터는 성적 평가 향상도를 ‘인센티브’제공 및 ‘지방교육재정교부금’배분 기준에도 연계할 방침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에 대해 “일제고사가 가져다줄 학력 향상은 선행학습과 반복학습의 결과일 뿐”이라며 “ ‘줄세우기식’표준화 평가는 온 국민을 고통스럽게 하는 과열 입시경쟁 체제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번 성적 공개가 기초학력의 정확한 현황을 파악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교과부의 설명대로 이번 발표가 공교육을 살리고 학업 수준 향상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려면 인적ㆍ물적 지원을 위한 교육 예산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주입식 교육 과열과 서열화 심화라는 부작용만 커질 공산이 크다. 비슷한 제도를 시행해온 미국과 영국 등의 선진국들이 일제고사식의 시험 폐지 및 개선을 추진하며 국내총생산(GDP) 10% 수준의 교육 재정 확보를 더욱 강조하고 있는 이유를 곱씹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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