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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의회, 러시아 귀속 결의] 살얼음판 세계경제 중대 기로

서방-러 경제전쟁 현실화 땐 중국 등 신흥국 도미노 타격

상호보복 악순환 빠지면 공멸

전면전 치달을 가능성 낮아


"일촉즉발의 화약고인 크림자치공화국 사태가 글로벌 경제의 위기를 초래할지는 이번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이다."

16일자(현지시간) 마켓워치의 분석이다. 러시아 귀속을 결정한 크림반도의 주민투표 결과가 글로벌 경제에 '죽음의 재'로 떨어질지를 놓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유럽연합(EU)의 러시아 제재가 양측 간 '경제전쟁'으로 번질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과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 우려로 가뜩이나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세계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게 뻔하다.

17일 싱가포르 시장에서 금 가격은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방 측이 러시아에 대해 여행 제한, 해외자산 동결 등의 제재조치를 공언하고 러시아가 경제보복을 다짐하는 등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오면서 투자가들이 안전자산으로 도피하고 있는 것이다.

CNN머니는 16일 "크림반도의 투표함에서 새나온 방사성 낙진이 궁극적으로 글로벌 경제성장, 무역, 투자, 에너지 등에 전방위 충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제보복이 시작되면 러시아의 피해가 가장 막심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대EU 수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5%에 달하는 반면 EU의 러시아 수출 비중은 1%에 불과하다. 서방의 제재 경고 이후 금융시장도 위기에 빠진 상황이다. 올 들어 러시아 주가는 26.4%나 하락했고 달러화 대비 루블화 가치도 11.3%나 폭락했다. 외국인 자금도 올 1~2월에만 330억달러가 유출되고 3월까지 550억달러가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유럽 쪽의 피해가 없는 것도 아니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차단하고 자국 내 유럽 기업의 자산을 동결하면 이제 막 회복 기미를 보이는 유럽 경제는 또다시 디플레이션 수렁에 빠져들 것으ㄴ로 보인다. 이는 미국보다 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 경제의 침체를 불러 신흥국 경제의 도미노 타격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아직은 크림 사태가 글로벌 경제의 태풍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서방 측과 러시아도 상호 보복의 악순환에 빠질 경우 공멸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무력충돌이나 전면적인 경제전쟁은 최대한 자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러스 코에스테리치 블랙록 수석투자전략가는 "우크라이나에 추가적인 심각한 폭력사태나 원유시장의 대혼란만 없다면 금융시장도 안정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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