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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임명?”…인수위원회에 나타난 청년의 횡설수설

철통보안 맥 없이 뚫려…오후 경호 강화 등 뒷북대응

한 청년이 22일 오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 무단 침입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인수위의 출입 보안체계가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자신을 경기도 안양에 사는 30대라고 소개한 이 청년은 긴장한 모습으로 단상에 올라“국민들께서 믿어주시고 성원해주신데 대해서 제 한 몸 으스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모든걸 다 바쳐 열심히 하겠다”며 “모든 압제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우산이 되겠다”고 한 뒤 다급히 자리를 떠났다.

그러나 그는 아무런 제지 없이 인수위에 들어왔을 뿐만 아니라 인수위 관계자 누구도 사전에 알지 못했다. 어느 때보다‘철통보안’을 강조했던 인수위의 보안체계가 한 순간에 뚫린 셈이다.

다음은 이날 오전 인수위에 온 청년의 행보다.

▦ 오전 9시 35분 공동기자회견장

(갑자기 한 청년 단상 위에 올라 발언)

저는 이OO이다. 31살이고 83년 2월생이다. 경기도 안양에 거주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높은 분들께 감사하다. 국민들께서 믿어주시고 성원해주신데 대해서 제 한 몸 으스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모든걸 바쳐 열심히 열심히 모든걸 다 바치겠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이면 모든 것으로부터 모든 압제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우산이 되겠다 감사하다.

(기자들이 누구세요? 라고 계속 질문했지만 나가버림)

▦ 오전 9시 40분 인수위 본관 3층

(3층까지 뛰어가다 기자들에 둘러싸임)

취재진(이하 취) : 이곳에 어떻게 들어왔나.

청년(이하 청) : 허락 맡고 왔다.

취 : 인수위에서 일하시는 건가?

청 : 청년특별위원회에서 일을 맡게 됐다.

취 : 임명장은 받은 것인가?

청 : 임명장은 없다. 아직 못 받았다.

(청년은 본인을 위원장이라고 소개했으나 실제로는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이며, 청년특위는 이 청년을 임명한 적이 없는 것으로 밝혀잠.)

취 : 인수위 출입증을 갖고 있나?

청 : 없다.

취 : 이렇게 하는 의도와 목적이 무엇인가?

청 : (잠시 망설이더니) 노코멘트 하겠다.

취 : 원래 직업은 무엇인가?

청 : 중소기업에서 기술영업직으로 있었다. 000라고 코스닥에 상장돼 있다. 주당 1,000원 정도 한다.

(기자가 파악한 결과 실제 있는 기업인 것은 사실이나 전화 연락을 피하다가 오후에야 받음)

취 : 다시 묻겠다. 여기 왜 온 것인가?

청 : 국민들께 제 한 몸 불 살라서, 하얗게 재가 되고 싶다. 재가 되는 것이 얼마나 좋나.

취 : 그렇다면 굳이 공동기자회견장 단상 앞에 선 이유가 무엇인가?

청 : 너무 감사한 마음에 그 자리에 섰다.

취 : 회사는 언제 그만뒀나

청 : 지난주 금요일에 그만뒀다. 이러지 말고, 나가서 담배 한 대 피우면서, 바람 쐬면서 하시는 게 좋겠다.

▦오전 09: 50분 야외 흡연구역



취 : 다시 한 번 물어보겠다. 여기에 온 이유가 무엇인가?

청 : 최종적으로는 박근혜 당선인을 찾아 뵐 예정이고. 그 전에 김용준 위원장을 지금 만날 것이다.

취 : 어떻게 인수위에 들어왔는지 다시 한 번 설명해달라.

청 : 출입절차는 그냥 무사통과 했다.

취 : 신분증이라도 맡겼나?

청 : 신분증 맡기고 그런 것 없이 그냥 통과했다.

취 : 당선인, 위원장 만나서 어떤 말을 전하고 싶나?

청 : 앞으로 잘 하겠다는 각오와 발탁시켜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취 : 인수위 측 누구로부터 연락 받았나?

청 : 연락 받은 곳은 없다.

취 : 그럼 혼자서 위원장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청 : 그렇다 셀프… 혼자서 그런 거 잘한다.

취 : 청년특위에서 무엇을 중점적으로 해보고 싶나?

청 : 2030의 안보의식… 음 뭐랄까… 너무 대학교 시절에 공부에만 열중하면서 인생공부 못하는 것을 잘 다독거려서 방향 잡아주고 싶다.

취 : 도대체 자진해서 여기에 오신 이유가 뭔가?

청: 하고 싶어서다.

취 : 어떤 것을?

청 : 청년특위 위원장.

취 : 김용준 위원장은 어떻게 만날 생각인가?

청 : 걸어갈 것이다.

취 : (위원장실)출입이 안될 텐데…

청 : 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오전 10:00인수위 별관

이OO과 별관으로 들어가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과 만남. 윤창중 대변인과 이OO 악수. 경찰에게 이끌려 다시 나옴.

5분 정도 지난 뒤 이OO 선글라스 낀 채 경찰차에 경쾌한 행동으로 탑승함.

임종훈 행정실장 : 저분이 정상적인 분은 아닌 것 같은데 인수위에 무단 침입한 경위를 파악하겠다.

이날 오후 삼청동 인수위 주변인 청와대 앞길에는 경호인력 늘리고 행인 일일이 확인하는 등 검문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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