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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재벌 2.0시대 온다"

외신들 이건희 회장 입원 계기 지배구조 변화 관심

"후계구도 가속화 영향

주주 친화적 경영 확산

새로운 투자 길 열릴 것"

외신들이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병원 입원을 계기로 국내 대기업들의 지배구조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현대차그룹 등이 후계 구도를 가속화하는 과정에서 배당 및 자사주 매입 확대 등 주주친화적인 경영을 펴면서 주가도 한 단계 상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블룸버그는 16일(현지시간) 서울발 기사에서 "삼성·현대차의 소유 구조가 소액 주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하는 신호가 나오면서 이들 그룹 28개 상장사의 주가 상승을 촉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LG그룹은 2003년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이후 주가가 9배로 올랐다는 것이다.

프랑스 증권사인 CLSA도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 계열사들은 그동안 '재벌 디스카운트' 때문에 주가가 저평가돼왔다"며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면 삼성전자 주가가 지금보다 75%가량 오르면서 '삼성판 2.0'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 등도 삼성에버랜드가 기업공개(IPO) 계획을 밝히는 등 이미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국내 증권사 등의 분석을 인용해 "현대차그룹 역시 정의선 부회장이 대주주인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현대차 등 주력사 주식과 맞바꾸는 등의 방식으로 후계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 대기업들이 성숙기에 이르면서 자본 지출은 줄이고 배당을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삼성그룹이 삼성전자 등을 중심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회장의 입원이 한국 재벌의 지배구조에 몰고 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WSJ는 이어 "오너 일가가 상속세 납부 자금 확보, 그룹 지배력 유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투자 기회도 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회장 자녀들이 50%에 달하는 상속세를 물면서도 그룹 지배력이 약화되지 않으려면 600억달러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보유 현금을 활용한 자사주 매입, 다른 계열사 주식 매각을 통한 삼성전자 지분 매입 등의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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