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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추진하는 '자동차 타운' 조성은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라이벌 회사들의 앞선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BMW,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 유수의 글로벌 카 메이커들은 이미 본사와 박물관, 체험관 등을 하나로 묶은 상징적 공간을 통해 마케팅 효과와 업무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폭스바겐의'아우토슈타트'는 그 자체로 지역의 랜드마크이자 관광명소다. 자동차 도시(Autostadt)라는 작명에서 이 공간의 단순 명쾌한 상징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연간 25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이곳은 인도 전 차량이 보관되는 카 타워(car tower)가 최대 볼거리다. 투명한 유리로 된 48m 높이의 카 타워에 400대의 신차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흔히 접하기 힘든 광경이다.
전체 관람객의 10% 가량은 실제로 구매한 차를 카 타워에서 인도 받기 위해 아우토슈타트를 찾는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본사와 각종 볼거리를 연계한 자동차 타운은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측면뿐 아니라 비즈니스 미팅을 위한 이동시간을 최소화하는 등 업무 누수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대단히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BMW에도 복합전시 공간인 '벨트'가 있다. 독일 뮌헨에 위치한 이곳은 역사 속에 존재하는 자동차를 구경할 수 있는 박물관과 신차 인도장은 물론 본사와 공장을 한데 묶어 홍보 효과와 업무 효율 극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메르세데스-벤츠 본사 건물 역시 공장·박물관과 함께 자리하고 있으며 이곳은 연간 70만명이 들르는 지역의 필수 관광 코스 중 하나다.
지역의 신규 일자리 창출 또한 자동차 타운 조성의 무시할 수 없는 긍정적인 측면이다. 실제로 폭스바겐 본사가 있는 볼프스부르크의 경우 총 인구 15만명 중 절반 가량인 7만명이 폭스바겐 그룹의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볼프스부르크가 폭스바겐의 대표 모델명을 본떠서 '골프스부르크'로 불리기도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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