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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상공 괴비행기 9.11이후 최대 공포 연출"
입력2005-05-12 09:24:05
수정
2005.05.12 09:24:05
경보수준 8분간 최고수준 '레드'까지 올려<br>조종사는 민간항공클럽 회원..실수인 듯
미국 현지시간으로 11일 낮 민간 비행기 한대가워싱턴 상공의 비행제한 구역에 침입하자 수도 워싱턴이 2001년 9.11 테러 이후 최대 공포 상황에 빠졌다.
백악관은 15분간의 상황 중 8분간 경보 수위를 최고 수준인 '레드'까지 올리는등 9.11 후 대폭 강화된 미국의 광범위한 국토안보 시스템이 실전같은 시험을 치렀다.
8분간 백악간 경보 최고수준 '레드' 유지
이날 낮 11시59분 2인승 세스나 경비행기가 관제당국의 지시를 무시하고 워싱턴 북쪽 상공, 백악관에서 15마일(24㎞)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한지 4분 만에 백악관의 경보수위가 최고 위험수준인 '레드'까지 급상승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11시59분 당시 '옐로'였던 경보수준은 12시 정각 전투기들이 발진, 세스나기 조종사와의 접근을 시도했으나 응답하지 않자 12시1분 '오렌지'로 한단계 상향조정됐다. 이때 세스나기와 백악관의 거리는 불과 10마일(16㎞).
'오렌지' 경보가 내려지자 백악관은 소개령을 내리고 로라 부시 여사와 전 영부인 낸시 레이건, 딕 체니 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을 안전지대로 대피시켰다.
12시3분 세스나기가 백악관에서 3마일(4.8㎞)까지 접근하자 경보 수준은 최고수준인 `레드'까지 올라가 세스나기가 왼쪽으로 기수를 틀어 백악관에서 멀어지기 시작할 때까지 8분간 유지됐다.
12시11분 경보수준은 '옐로'로 낮아졌고, 12시14분 블랙호크 헬기와 전투기들이 세스나기를 유도해가면서 '상황종료'가 선언됐다.
"국토안보시스템 계획대로 작동"<美정부관계자들>
이번 세스나 비행기 출현 소동 동안 광범위한 국토안보 시스템이 계획대로 작동했다고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자평했다.
국토안보부의 브라이언 로커스 대변인은 "국토안보부는 다른 연방 정부기관들과공조해 사전 준비됐던 안보조치들을 효과적으로 실행했다"고 평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관계자들은 사건 발생 후 블랙호크 헬기 1대와 앤드루스 공군기지의 F-16 전투기 2대가 즉각 발진했다고 밝혔다.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는 세스나기 조종사와 무전 통신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종사의 주의를 끌기 위해 조명탄을 4차례 투하하고 마침내 낮 12시37분께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의 프레드릭 공항에 유도 착륙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번 소동은 워싱턴 상공의 비행금지구역에 실수로 접근하는 비행기들을 향해지상에서 빨간색과 녹색의 레이저 광선을 쏘아 경고하는 새로운 항공안보시스템 도입을 불과 열흘 앞두고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어니 플레처 켄터키 주지사를 태운 항공기가 무전 고장 상태로 워싱턴 상공 비행금지구역에 진입, 전투기에 의해 격추될 뻔한 사건이 있었다.
국무장관은 정상업무..국무ㆍ국방부는 대피안해
이번 소동 중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국무부 집무실에서 CNN의 래리 킹과 인터뷰를 하고 있었으며 경보가 내려졌다는 소식을 뒤늦게 접했다고 리처드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이 전했다.
라이스 장관이 인터뷰를 하고 있을 때 같은 방에 있던 국무부 관계자들은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블랙베리폰으로 경보소식을 들었으나 국무부 내에서는 대피령이 내려지지 않았고 "정보를 분석하던 중이었기 때문에 라이스 장관의 인터뷰가 중단되지않았다"고 바우처 대변인은 말했다.
라이스 장관이 래리 킹과 7분간의 인터뷰를 마쳤을 때는 모든 상황이 종료된 직후였다.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경보 당시 국무부의 정책 결정권자들이 모두 모였고 정보를 수집했으나 결론에 도달하지는 못했다며 정보분석이 오래 걸린 이유는 "잘 모르겠다. 정보의 성격에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9.11 테러 공격을 경험했던 국방부도 백악관이나 의사당, 대법원 등과는 달리 이번 경보 사태에도 대피령이 내리지 않고 일상 업무를 계속했다.
이번 사태동안 국방부와 각 연방기관의 위기관리 책임자들이 화상회의를 가졌으나 당시 국방부 청사에 있던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은 화상회의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종사들은 민간 항공클럽 회원들
세스나기에 탑승했던 2명은 조종사 짐 시퍼, 학생 조종사 트로이 마틴으로 메릴랜드 프레드릭 공항에 착륙한 직후 메릴랜드주 경찰에 구금돼 연방수사국(FBI)과 재무부 비밀검찰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CNN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시퍼와 마틴은 모두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빈티지 항공클럽 회원이라고 이 클럽의 다른 회원인 존 핸더슨이 밝혔다. 이 클럽이 문제의 세스나기 소유주로 미연방항공청(FAA)에 등록돼 있다.
이들은 펜실베이니아의 스모크타운에 있는 작은 공항에서 이륙해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리는 에어쇼에 참석하러 가는 길이었다고 핸더슨은 전했다.
핸더슨은 그들이 워싱턴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한 것은 실수였다고 주장했으며 연방정부 관계자들도 그들이 어떤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미 국토안보부 관계자는 "이들이 재무부 비밀검찰부의 조사를 받고 있으나 이번 침범이 우발적이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이런 경우에는 기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사고와 관련한 제재나 비행사 자격정지 등은 FAA의 소관사항이라고 밝혔다.
백악관ㆍ의사당 일부 직원 맨발로 대피
세스나기의 비행금지구역 침범 이후 경찰들은 의사당의 직원과 관광객들을향해 "계속 뛰라", "지금 공격받고 있다"고 독려하며 서둘러 대피시켰다.
사이렌이 울리고 구급차들이 오가는 가운데 일부 여성들은 하이힐을 손에 들고 맨발로 달리기도 했으며 의사당 주변 인도는 달리는 사람들로 넘쳐났고 이 행렬은 의사당에서 2∼3구역 밖에서 멈췄다.
당시 상원은 고속도로 요금 관련 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 중이었으며 하원은 조직범죄 반대 법안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중이었다.
화창한 봄날을 맞아 이날 의사당주변에 있던 관광객과 학생들, 로비스트, 기업인 등은 약 2만5천명이었던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의사당 건너편의 대법원에도 소개령이 내려져 직원들이 안전지대로 대피하거나 창가에서 떨어져있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워싱턴 경찰 총책임자인 테런스 게이너는 "우리는 입수한 정보를 토대로 신중하게 행동했다. 항상 7분안에, 6분안에, 4분안에 무엇을 해야할지를 알기란 어렵다"고말했다.
양당 의회지도자들은 상황 종료 후 워싱턴 경찰의 신속한 대응에 찬사를 보냈다.
(워싱턴 로이터ㆍ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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