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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2007 '필요조건과 충분조건'] 부동산정책<국내>

"규제보다는 시장에 의해 집값 잡아야"


‘부동산’은 참여정부가 지난 5년간 추진해온 정책 가운데 가장 일관된 정책과제로 꼽힌다. 참여정부 5년간의 성과에 대한 평가는 대조적이다. 일단 전문가들은 최소한 최근 1년간 부동산시장이 ‘안정세’라는 데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국지적인 집값상승 현상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며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당분간 이 같은 안정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집값안정의 방법론에는 여전히 반론이 만만치 않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부동산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수요는 규제로 틀어막고 공급을 단기간에 늘려놓은 지금의 안정세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재국 서일대 건축과 교수 역시 “최근 1년간은 분명 집값이 안정세”라면서도 “하지만 상승을 멈춘 것일 뿐 정부 목표대로 ‘정상가격’으로 회복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장의 기능 개선이 아니라 이중ㆍ삼중의 과도한 규제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이 같은 규제 일변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전문가들은 ‘거래 침체’를 들고 있다. 최근 1년간 주택거래 건수를 보면 거래위축은 확연하다. 지난해 4ㆍ4분기 37만8,700건이던 전국 아파트 거래건수는 올 1ㆍ4분기 21만9,300건으로 감소했고 2ㆍ4분기와 3ㆍ4분기에는 20만건 아래로 떨어졌다. 1년 사이 거래량이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강남ㆍ서초ㆍ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4ㆍ4분기 1만945건이던 거래량이 올 3ㆍ4분기에는 2,774건으로 4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거래시장 위축은 자산의 환금성과 회전률 감소라는 문제를 낳습니다. 투기수요는 배제되겠지만 정상수요마저 위축시켜 인구이동 감소는 물론 연관산업까지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생긴 셈이지요.”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 이 때문에 과도한 규제를 일정 부분 완화해 규제가 아니라 시장 메커니즘으로 시장이 안정을 지속할 수 있도록 변화시키는 것이 차기 정부 부동산정책의 핵심이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전문가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제시하는 부분은 바로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거래ㆍ보유세 부분의 보완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PB팀장은 “6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1주택 소유자의 양도세 과세구간을 보다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즉 보유기간에 따라 양도세율을 차등 적용해 실거주자의 고가주택 장기보유에 따른 선의의 피해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여기서 더 나아가 “주택가격에 관계없이 실제 거주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세를 부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투기수요가 아닌 단순 교체수요에 대해서는 숨통을 터줘 정상적인 거래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종합부동산세 역시 제도 자체는 유지하되 과표 재조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집값 상승으로 ‘6억원’은 더 이상 고가주택의 지표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재국 교수는 “현행 종부세는 미실현 이익에 대해 지나치게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며 “과표구간은 물론 세율도 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차기 정부가 지나치게 규제완화를 서두를 경우 자칫 겨우 자리잡은 집값 안정세를 흔들 수 있기 때문에 ‘제도 개선’은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무턱대고 거래 활성화를 위해 제도를 완화하기보다는 시장이 충격을 흡수할 만큼 안정된 후 효과와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해 단계적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전무는 “최근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상한제 유보 논의는 자칫 집값은 물론 땅값까지 들썩이게 할 수 있다”며 “일단 시행 후 여유를 갖고 이를 보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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