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수출호조로 올해 경제성장률을 5.5%로 상향 조정하고 소비와 투자는 오히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대중국 수출호조와 원자재 가격 등의 물가압력, 기업 투자의욕 위축을 반영한 듯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18.1%로 미국(17.7%)을 추월했고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 총액(149.9억달러)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8.1%인 132억달러를 기록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최근 경기과열에 제동을 걸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국내주가는 급락했으며 환율은 급등했다. 이처럼 우리 경제는 중국 의존도가 높고 대외환경에 취약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수출ㆍ내수의 양극화, 수출주도ㆍ기타산업간 편중화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여기에 외국인직접투자는 4년 연속 하락하고 있어 근본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외환위기 이후 절대빈곤층은 2배 가까이 늘어 10가구 중 한가구꼴이며 무직자 가구는 5가구 중 한가구가 됐다. 현재 전체 실업자 90만명 중 청년실업자는 46만명이다. 우리 사회의 빈곤층은 인구의 16%인 최대 770만명으로 추산되기도 한다. 이처럼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시급한 정책과제다. 하지만 막대한 사회복지 재정지출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일자리나누기운동’을 시도해봄직하나 근본적인 처방은 되지 못한다. 일본은 과거 잃어버린 10년을 회복하기 시작했고 중국은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지난 95년 처음으로 국민소득 1만달러를 달성한 후 외환위기를 극복하면서 7년 만에 다시 1만달러를 회복했다. 참여정부 역시 이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고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 선진경제로 진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시에 분배정책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오늘날 자본주의의 바탕이 된 시장원리는 경쟁의 효율성을 강조, 경제성장을 통한 경제수익, 즉 파이를 키운 후 사회정의에 따라 공정하게 분배한다. 성장과 분배 사이에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다는 일부 경제학자의 주장도 있다. 하지만 스웨덴 등 사회복지에 치중한 유럽국가들은 성장이 정체돼 분배할 파이를 어떻게 늘릴 것인가로 고민에 빠져 있다. 때문에 분배정책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상생의 정치로 경제 살려야
지금 우리에게는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하다. 또한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동생산성 향상과 신지식 혁명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건전한 노사관계 정착과 함께 인재육성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때문에 성장ㆍ분배 사이에 정책 우선순위로 시간을 낭비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국가경제의 지속성장에 정책의 초점을 둬야 한다. 이를 위해 반시장적ㆍ반기업적 규제를 과감히 철폐해 기업의 투자의욕을 살려줘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 둘째, 과거의 단순경쟁에서 협력과 경쟁을 함께하는 새로운 시장원리가 작동돼야 한다. 이는 개혁과 혁신의 원동력이 된다. 그래야 투명사회와 투명기업이 정착돼 사회정의에 따른 공정한 배분이 가능하게 된다. 나아가 저소득층에 대한 ‘나눔의 경쟁’을 유발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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