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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4월13일] 페니

‘외상 사절, 현찰만 가능.’ 1902년 4월12일 미국 와이오밍주의 광산촌에 생긴 포목ㆍ의류점이 내건 영업 원칙이다. 외상 거래에 익숙한 사람들은 곧 망할 것이라고 혀를 찼지만 가게는 번성했다. 첫해 순익 8,514달러. 출자금 2,000달러의 네 곱절이 넘었다. 현금 영업과 광산이 직영하는 대형직매장의 경쟁이라는 역경 속에서 옷가게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무기는 세 가지. 성실과 친절, 자선이다. 26살의 가게 주인 제임스 캐시 페니(James Cash Penny)는 우선 ‘장사는 낮에 하는 것’이라는 통념을 깼다. 새벽에 가게 문을 열어 한밤에 닫는 전략은 교대근무와 철야가 잦은 광부들의 환영을 받았다.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신약성서의 황금률을 철칙으로 삼은 점도 고객을 끌어들였다. 페니는 1971년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으나 그의 가게는 미국 3대 유통업체인 페니(JC Penney)사로 자라났다. 2005년 매출 188억달러. 끊임없는 자선도 성장의 동력이었다. 주가가 폭락했던 1929년 4,000만달러 이상을 날려 ‘가장 큰 손실을 입은 개인투자자’였던 페니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점도 자선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사랑 덕분이었다. 그가 기증한 땅은 서울 크기의 15배에 달한다. 침례교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페니는 특히 은퇴한 목사와 선교사, 그 가족들의 노후 보장을 위해 7만3,400여평의 땅을 내놓기도 했다. 페니백화점의 단골 중에 교인이 많은 것도 교회에 대한 자선 때문이다. 공익재단을 직접 설립하던 미국의 부호들이 교회를 기부대상으로 삼고, 교회가 기부금을 학교나 병원 등의 시설에 본격 투자하기 시작한 것도 페니가 세운 선례 이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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