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e메일 인터뷰에서 오닐 전 회장은 '지난 2001년 용어를 최초로 만들었을 때처럼 브릭스를 신흥시장 최강으로 묶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3년간 브라질과 러시아가 지금과 같은 성장 속도를 유지한다면 오는 2019년에는 단지 'IC'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의 전문가 집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과 인도는 각각 7.0%, 5.5%의 성장률이 전망된다.
반면 브라질은 원자재 가격 하락과 국영 석유업체 부패 스캔들 등에 발목이 잡혀 올해 1% 미만에 그치고 러시아는 유가 추락과 서방 제재의 이중고를 겪으며 -1.8% 성장률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21세기 첫 10년간 브릭스 연평균 성장률도 6.0%에 그칠 것으로 오닐 전 회장은 전망했다. 선진7개국(G7) 평균치의 2배 이상이지만 이전 전망치인 6.6%보다는 낮아진 것이다. 오닐 전 회장은 "브릭스의 모든 국가가 2000년대의 놀라운 성장세를 반복하기는 어렵다"며 "과거에도 매우 강력하게 일어났다가 사라진 국가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닐 전 회장은 중국·인도의 부상에 힘입어 앞으로 브릭스가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지배권력으로 남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은 경제의 (질적) 전환을 수용하고 있다"며 "특히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선출 이후 유가 하락의 혜택을 받고 있고 젊은 노동인구가 많아 과거보다 2010년대 전망이 더 밝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투자가가 브릭스의 존재를 이미 잊었지만 이는 어리석은 짓"이라며 "브릭스개발은행 설립은 이들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단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오닐 전 회장은 "2011년 '성장지도(The Growth Map)'을 발간할 때는 브릭스 경제 규모가 올해 미국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러시아 때문에 2017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면서도 "중국 경제 규모가 2027년에 미국을 제치고 인도도 2017년 프랑스를 추월해 세계 5위 경제대국으로 오르는 등 2035년에는 브릭스가 G7만큼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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