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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인기 뮤지컬 '위키드'가 한국 뮤지컬 흥행사를 새로 썼다. 대표적인 창작 뮤지컬인 '영웅'이 티켓 가격을 5만원으로 책정한 반면 야외 오페라 '라보엠'(57만원)과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지젤'(40만원)은 고액티켓으로 '표값 대중화' 논란을 불러왔다. 연극은 희극이 대세를 이룬 가운데 다양한 중소형 연극이 무대를 달궜다. 클래식은 거장들의 잇따른 내한, 한국 음악가들의 해외 무대 활약 소식 등으로 풍성한 한 해였다.
분야별로 보면 뮤지컬의 경우 우선 '위키드'가 5개월간 23만5,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해 역대 뮤지컬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고 총 매출액도 260억원을 기록했다. 종전 최고기록으로 19만 관객을 동원했던 2005년 '오페라의 유령' 내한공연을 훌쩍 넘어섰다.
뮤지컬에 특화된 전문 공연장으로 문을 연 디큐브아트센터와 블루스퀘어가 시장저변을 밑받침 했다. 디큐브아트센터는 개관작 '맘마미아'를 시작으로 '시카고''아이다'등을, 블루스퀘어는 개막작 '조로'부터 '엘리자벳''위키드' 등 화제작을 통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또 '명성왕후'를 만들었던 에이콤인터내셔널은 '영웅'에 이어 지난 14일 개막한'뮤지컬 완득이'의 티켓가격도 5만원으로 책정해 '영웅'에 이은 성공여부가 주목받게 됐다.
연극은 올해도 '옥탑방 고양이''뉴보잉보잉' 등 흥행이 일정수준 보장되는 중소규모의 희극에만 편중돼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명동예술극장은 '돈키호테''고곤의 선물' '헤다 가블러''한꺼번에 두주인을' 등 고전으로 호평을 받았다. 남산예술센터도 '전명출 평전' '878미터의 봄' '푸르른 날에' 등 수작들을 올렸다. 국립극단 단장을 지냈던 원로 연극배우 장민호 씨가 지난 11월 타계한 것도 주요 이슈였다.
클래식의 경우 로열 콘세르트허바우를 시작으로 런던심포니, 마린스키 극장, 필하모니아,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러시아 내셔널 오케스트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등 정상급 교향악단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 로린 마젤, 파보 예르비, 발레리 게르기예프, 미하일 플레트네프 등 거장들이 방한했고, 라두 루푸의 첫 내한 공연, 바흐 스페셜리스트 안젤라 휴이트, 현대음악 스페셜리스트 피에르-로랑 에마르,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루돌프 부흐빈더 등 저명한 연주자들의 무대도 화제였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강수진, 마린스키 발레단의 김기민, ABT 수석무용수 서희를 오랜만에 국내 무대에서 만날 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했다. 한국 음악가들의 이름이 빛난 한 해기도 했다. 피아노의 문지영, 바이올린의 김다미 등 젊은 음악가들의 국제경연 입상 소식도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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