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골퍼는 대부분의 스윙이 교과서적이고 헤드 스피드나 샷 거리 등이 평균 남성 아마추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단순한 관전의 재미를 넘어 간접 레슨을 받을 수 있는 둘도 없는 절호의 기회다. 입장료도 무료라 부담이 없다. 다만 조금 더 배워보겠다고 아무 때나 휴대폰 카메라를 작동하는 '비(非)매너'만 피하면 된다.
실제 관람이나 TV 중계를 통해 가장 눈여겨봐야 할 선수 중 한 명은 김자영(21ㆍ넵스)이다. 최근 상금 선두에서 내려오기는 했지만 김자영은 올 시즌에만 3승을 거두며 독보적인 다승왕 레이스를 질주하고 있다. 올해 2승을 거둔 선수도 아직 없다.
김자영은 무엇보다 미들 아이언 구사에 능하다. 샷의 시작부터 끝까지 균형감 유지가 빼어나다. 가냘픈 체구라 강한 스윙을 하면 자세가 무너질 것 같지만 김자영은 백스윙부터 임팩트ㆍ피니시까지 무리가 없다. 아마추어들도 샷을 했을 때의 거리, 백스윙, 스윙 궤도 등에 너무 신경을 쓰기보다 김자영처럼 균형과 피니시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샷에 신경 썼을 때보다 오히려 더 정교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샷을 하고 난 뒤 피니시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볼이 멀찍이 지나간 다음에도 자세를 풀지 않는다. 이렇게 자세 유지가 안 된다면 무리하게 힘을 들여 샷을 했다는 뜻이다. 김자영은 균형감 있는 피니시 자세를 취할 수 있을 때까지 스윙을 조절하고 이 때의 스피드로 모든 스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일관된 샷의 열쇠다.
드라이버 샷은 29일 현재 상금랭킹 1위인 김하늘(24ㆍ비씨카드)을 주목하는 게 좋다. 김하늘은 간결한 드라이버 샷으로 유명하다. 퍼트는 허윤경(22ㆍ현대스위스), 벙커 샷은 김혜윤(23ㆍ비씨카드)이 잘해 잘 지켜보면 레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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