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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다녀본 대회장 가운데 최상의 코스 중 하나입니다."
18일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총상금 2억엔ㆍ우승상금 4,000만엔)에서 우승한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의 말이다. 도널드는 지난해 사상 첫 미국-유럽 양대 투어 상금왕이자 현재 세계랭킹 3위에 올라있는 세계 남자골프의 간판스타. 지난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 대회에 초청받은 그는 대회장인 일본 미야자키현의 피닉스CC(파71ㆍ7,027야드)를 두고 "5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것은 이 코스의 아름다움"이라고 극찬했다. 도널드는 "위대한 이름들이 차례로 늘어선 챔피언 목록에 내 이름을 올리고 싶다"는 대회 전 포부를 현실화했다.
전 세계 명문 골프장을 제집 드나들듯 하는 톱 랭커가 일본의 작은 시골마을에 자리잡은 골프장에 엄지손가락을 들고 대회의 권위에 경의를 표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일본 내 용품업계 1위 기업인 던롭스포츠와 피닉스CC가 의기투합해 지난 1974년 창설한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는 '아시아의 마스터스'로 불릴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피닉스CC의 페어웨이와 러프는 구하기도 힘들다는 '페레니얼 라이그래스'로 매년 대회 한 달여 전 새 옷을 입는다. 300야드가 넘는 거리의 드라이빙 레인지 등 완벽에 가까운 연습환경도 세계적 선수들의 발길을 잡아 끄는 대회장의 자랑이다. 그동안 세베 바예스테로스, 톰 왓슨, 어니 엘스, 데이비드 듀발, 타이거 우즈 등 명인들이 차례로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를 빛냈고 올해도 미국ㆍ스페인ㆍ이탈리아ㆍ벨기에ㆍ스웨덴 등 일본 외 10개국에서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피닉스CC를 찾았다. 대회 운영인력은 일반 대회의 20배인 4,000여명. 이 중 중고교생부터 70대 노인에 이르는 자원봉사자만 600명이 넘는다.
명품 코스와 흠잡을 데 없는 대회운영이 세계적인 선수들을 불러모으니 자연스럽게 구름 갤러리가 몰리게 마련. 이 대회 입장권은 1일 최대 6,000엔(약 8만원)에 전일권 1만5,000엔(약 20만원)으로 보통의 대회들보다 두 배나 비싸지만 올해 갤러리는 4일간 약 2만명에 이르렀다. 마지막 날 입장수입만 약 6억6,000만원.
도널드는 이날 3타를 더 줄여 최종합계 16언더파로 2위와 5타차의 압도적 우승을 이뤘고 아마추어 신분인 마쓰야마 히데키(일본)가 11언더파 단독 2위에 올랐다. 한국선수 중에서는 김형성(32ㆍ현대하이스코)이 4언더파 단독 15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일본의 '골프 아이돌' 이시카와 료와 지난해 JGTO 상금왕 배상문(26ㆍ캘러웨이)은 각각 1언더파 공동 22위와 이븐파 공동 3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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