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여후 A씨는 한국감정원의 통계를 근거로 사설 부동산정보업체에서 내놓은 보고서를 보고 의아해할 수 밖에 없었다. 시장이 약세를 보인 지난 4월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 1위를 하남지역이 차지했다고 나왔기 때문이다. 그는 “시장과 동떨어진 부동산 통계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최근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국토부와 한국감정원 등에서는 각종 부동산 통계를 쏟아내고 있지만, 한,두달 늦은 시장상황을 반영해 오히려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집계하는 부동산 매매 통계가 일선 부동산 중개업소가 신고하는 데 걸리는 시차 때문에 최소 30일 이상 뒤늦게 집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는 한국감정원 4월 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바탕으로 하남시 아파트 값이 2.85% 상승해 전국 상승률 1위를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대해 하남 풍산지구 B공인중개사는 “2,3월 오르던 아파트값이 4월 들어 매수문의가 크게 줄고 가격이 횡보하기 시작했다”며 “현실과 다른 통계”라고 지적했다. 미사지구에 있는 C공인중개사는 “하남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2,3월에 가장 많이 올랐다”며 “현재는 거래량과 가격 상승이 모두 주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부동산 통계와 실제 시장상황이 어긋나는 이유는 정부의 통계가 매매 계약일이 아닌 신고일을 기준으로 집계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거래 신고는 계약일로부터 60일 이내에 하도록 돼 있다.
문제는 일선 공인중개사들이 계약 당시에 거래 신고를 하지 않고 한달 이상 지나 잔금일이 다돼서야 신고를 한다는 점이다. B공인중개사는 “잔금일쯤 신고한다고 보면 된다”며 “일하기 바쁜데 실시간으로 신고하는 중개사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공인중개사도 “매매거래가 체결되면 60일 이내에만 하면 되기 때문에 서둘러 하지는 않는다”며 “보통 거래후 한달에서 한달 반 정도에 인터넷으로 신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부동산 거래량과 전·월세 가격 등 통계를 집계하고 있는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 통계청 등은 모두 원천적으로 이같은 시차 한계를 안고 있는 통계를 마치 발표시점, 또는 바로 직전 시장상황인 것으로 발표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왜곡된 시장 정보로 인해 부동산 거래자들은 제때 주택을 사거나 파는 데 필요한 정확한 시세 흐름을 파악하지 못해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아울러 이미 아파트 시세가 오른 뒤지만 뒤늦은 정부의 가격 통계 때문에 매수자들이 “바기지를 씌우려 하는 게 아니냐”며 항의를 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생기고 있다. 하남시 신장동의 D공인중개사는 “ 정부 통계가 늦다 보니 가격은 이미 올랐는데도 실제 시세를 믿지 않으려 한다”며 “지각 정부 통계 때문에 일하기 힘들 정도”라고 털어놨다.
사정이 이렇자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요자들이 통계정보만 믿고 거래 판단을 하는 하기 보다는 직접 현장을 방문에 부동산 시세와 거래 동향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18일 오후 5시30분 SEN경제현장, 투데이포커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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