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자동차 경량화와 연비 증가에 큰 도움을 주는 파워(전력)반도체 육성산업을 본격화한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관련 산업 협회가 닻을 올리면서 부산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 지역이 파워반도체 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기 위한 작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26일 부산시에 따르면 파워반도체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한국전력소자산업협회'가 27일 시청사 국제회의장에서 출범식을 갖는다. 출범식에는 파워반도체 관련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팹리스·파운드리·재료설비·신뢰성분석·수요기업 등 100여개 업체가 참여한다.
파워반도체란 전자기기의 전력을 처리·조정해 전자기기 등을 구동시키게 하는 것으로, 열전도성이 높고 누설 전류가 적은 등 에너지 절약에 탁월해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데 사용된다.
부산시는 이날 행사에서 파워반도체 기반 활용과 관련해 르노삼성차, 리노공업, 수도권 소재 기가레인과 우진산전 등 4개사와 업무협약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한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수도권소재 28개 기업과는 이미 사업참여에 대한 확약을 맺었다. 또 파워반도체 기술동향 등 사업설명회와 파워반도체의 활용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파워반도체 공정과정 및 관련제품 전시회도 같이 마련한다. 협회는 다음달 중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차세대 화합물 파워소자 기술개발을 통한 파워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우위 선점을 위해 각국에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협회의 출범은 파워반도체 산업인들의 역량 결집과 정보교류의 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차세대 파워반도체 연구기반 구축' 사업을 추진중이다. 각종 화합물을 이용해 전자기기의 전력을 조절하는 파워반도체 부품의 국산화를 통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태양전지, 산업기기, 정보 가전,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현재 90% 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파워반도체의 수입총액은 연 1조1,900억원에 달하는데 실제 차량 한 대당 들어가는 240개의 반도체 중 해외에서 수입한 반도체는 228개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산시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산업단지 내 3만3,000㎡ 부지에 2,333억원(국비 1,840억원, 지방비 205억원, 민자 288억원)을 투입해 반도체 연구개발(R&D)과 시제품제작·시험생산센터 등 연구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우선 오는 7월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예비타당성조사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 사업이 실현되면 파워반도체의 국내 생산액(2013년 3억 달러)과 세계시장 점유율(2013년 1%)이 오는 2028년에는 각각 58억 달러와 10%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전자가전, 자동차, 조선 등 파워반도체 산업의 최적의 수요시장이 형성되면서 1,100명의 일자리도 새로 생겨날 전망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협회가 공식 출범하면 차세대 파워반도체 연구기반 구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기존 산업과 융·복합을 통한 전통 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등 파워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