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으로 사랑을 전하세요~”
밸런타인데이를 코앞에 둔 요즘. 가판대 위 형형색색의 초콜릿들이 포장된 몸을 한껏 부풀린 채 손님들의 시선을 잡아챈다. 가게 안 가득한 초콜릿을 보며 14일에는 그 누군가에게 반드시 초콜릿을 전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마저 든다. 어째서 밸런타인데이에는 많고 많은 선물들 중 초콜릿으로 마음을 전달하게 됐을까.
밸런타인데이의 유래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다. 3세기경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는 더 많은 남성들을 군에 입대시키기 위해 결혼을 금지시켰다. 이에 성 밸런타인 주교는 황제의 명을 어기고 몰래 군인들의 결혼을 주도하다가 순교했다. 밸런타인 주교가 순교한 2월 14일에 그의 뜻을 받아 남녀가 서로의 사랑을 맹세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후 고대 로마 이교도 축제인 Lupercalia를 그리스도교화하기 위해 밸런타인데이가 행사로 자리잡게 된다. Lupercalia 축제에서는 도시의 젊은 여자들은 자기 이름을 큰 항아리에 적어 넣고 다음 해에 남자들이 항아리에서 이름표를 고르게 하는 짝짓기 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그리스도교 측에서 이 축제가 지나치게 이교도적이라고 생각해 5세기 말 2월 14일을 성 밸런타인의 날로 지정했다고 전해진다.
1800년대 영국에서 밸런타인데이에 리본, 꽃, 큐피트나 새 그림이 그려진 카드와 함께 작은 선물을 남녀 사이에 전하기 시작하면서 오늘날의 밸런타인 문화가 형성됐다. 이런 문화는 1800년대 중반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도 나타나면서 밸런타인데이가 큰 인기를 끌게 됐다. (참고링크 : http://www.timeanddate.com/holidays/common/valentine-day)
그렇다면 왜 밸런타인데이에는 초콜릿일까. 앞서 말했듯 1800년대 영국에서는 카드와 선물로 남녀가 마음을 전달했다. 초콜릿도 선물 중 하나였다. 1936년 일본 고베의 한 제과업체가 밸런타인 초콜릿 광고를 시작하면서 밸런타인데이에는 초콜릿을 선물해야한다는 이미지가 자리잡혔다. 1960년 일본 모리나가 제과가 여성들에게 초콜릿을 통해 사랑 고백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여성이 초콜릿을 통해 좋아하는 남성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써의 일본식 밸런타인데이가 정착된 것이다. (참고링크: http://ko.wikipedia.org/wiki/%EB%B0%B8%EB%9F%B0%ED%83%80%EC%9D%B8%EB%8D%B0%EC%9D%B4)
우리나라에는 1990년대 초반에 일본식 밸런타인 문화가 유입됐다. 당시 코롬방베이커리, 두남 제과 등 초콜릿 전문점이 있긴 했지만 일본과 같이 밸런타인 초콜릿 캠페인을 벌인 곳은 없다. 외국 문화가 자연스럽게 유입되고 유행한 것이다. 롯데제과 홍보담당자는 “우리나라에선 어떤 기업이 먼저 밸런타인데이 초콜릿 홍보를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일본에서 시작된 밸런타인데이 초콜릿 문화가 자연스럽게 우리나라로 유입되면서 1990년대 초반부터 초콜릿 문화가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초콜릿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사랑을 전하는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 값비싼 초콜릿, 화려한 초콜릿도 좋지만 작은 편지 하나로 설레는 마음과 사랑을 고백하던 본래의 의미를 기억해 보는 건 어떨까.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