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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민간택지 아파트 건립사업에서 땅값 인하를 요구하는 등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건설업계가 세종시 공공시설 입찰에서는 뜨거운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9일 입찰이 마감된 세종시 첫마을 복합커뮤니티센터 입찰에 국내 대형 건설사들로 구성된 총 7개 컨소시엄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은 세종시 첫마을아파트 입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초ㆍ중ㆍ고등학교, 주민센터, 보건지소 등 12개 공공편익시설을 집적화해 한꺼번에 짓는 사업으로 공사금액은 약 750억원 규모다. 공사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세종시 첫마을의 상징성이 있는데다 공공건축물로는 국내 최초로 에너지 제로 건축물이 도입되는 등 까다로운 기술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건설업계에서도 누가 시공을 맡을지 관심을 끌어왔다. 입찰 방식도 최저가 입찰이 아닌 기술제안 입찰 방식이다. LH에 따르면 이날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KCC건설 컨소시엄(한라건설), 포스코건설 컨소시엄(벽산건설ㆍ극동건설), 현대건설 컨소시엄(대림산업ㆍ두산건설), 금호산업 컨소시엄(GS건설ㆍ한신공영), 한화건설 컨소시엄(진흥기업), 동양건설산업 컨소시엄(현대산업개발ㆍ이수건설ㆍ대보건설ㆍLIG건설), 코오롱건설 컨소시엄(삼성물산ㆍ태영건설ㆍ우미건설ㆍ해유종합건설) 등 7개 컨소시엄이다. 10대 대형 건설사 가운데 대우건설ㆍSK건설ㆍ롯데건설을 제외한 모든 건설사들이 주관사 혹은 참여사 자격으로 참여했으며 중견 건설사들도 모두 세종시 공공물량 수주전에 올인하고 있다. 양희봉 LH 조달계약처 차장은 "첨단 단열공법을 이용해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 패시브기술을 도입해야 하는 까다로운 기술제안 입찰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대부분 참여했다"며 "앞으로 30일 이내에 기술제안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 낙찰자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ㆍ삼성물산 등 총 10개 건설사가 분양 받은 세종시 민간택지 아파트 건립사업은 여전히 LH와 건설사들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건설사들은 현재 택지비 인하와 함께 총 807억원(10월31일 기준)의 땅값 연체이자를 탕감해주고 설계변경 등을 허용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LH 세종시 건설사업단의 한 관계자는 "택지비 인하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건설사에 전했으며 연체이자의 탕감폭과 설계변경 허용 여부에 대해서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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