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선거당국은 17일(현지시간) 시행된 칠레 대선 1차 투표에서 99% 개표기준으로 중도좌파연합의 미첼 바첼레트(62ㆍ왼쪽사진) 후보가 46.7%의 득표율로 2위인 보수우파연합의 에벨린 마테이(60) 후보(25%)를 크게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바첼레트 후보가 과반득표에 실패함에 따라 대권의 향배는 다음달 15일 바첼레트와 마테이 후보 간 결선투표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결선투표에서는 둘 중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최종 당선된다. 지난 1993년 이래 칠레에서 1차 투표만으로 대통령을 낸 적은 한번도 없었다.
바첼레트는 2006년 3월부터 2010년 3월까지 대통령을 지냈으며 퇴임 후 유엔 여성기구 대표직을 맡았다. 보수우파 '알리안사' 후보로 출마한 마테이는 세바스티안 피녜라 현 대통령 정부에서 노동장관을 지냈다.
대권을 두고 맞대결을 벌이는 두 여성 후보는 어린 시절 동네 친구였으나 공군 장성이던 이들의 부친이 1973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 쿠데타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되면서 운명이 엇갈렸다. 바첼레트의 부친은 당시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 편에 섰다가 체포돼 옥사했으며 마테이의 부친은 쿠데타를 지지해 피노체트 정권에서 승승장구했다.
외신들은 다음달 결선투표에서 대통령 재임시절부터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은 바첼레트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바첼레트는 대학 무상교육을 위한 증세와 피노체트 군사정권부터 이어지는 정치 및 경제구조의 개혁정책을 펼 것을 약속하고 있다. 반면 마테이는 친시장정책으로 피녜라 정권의 경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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