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은 특정 건물이 아닌 한 지역에 대한 총체적인 안전 대책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도시재생에 관여하는 모든 디벨로퍼(부동산개발업체)와 정부, 지방자치단체가 협의체를 구성해야 합니다”
27일 건설산업비전포럼이 마련한 ‘안전한 선진사회 구현을 위한 국민대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요시다 도시아끼(사진) 미쯔비지쇼설계 부장은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미쯔비지쇼설계는 일본을 대표하는 디벨로퍼 회사 중 하나이며 100동 이상의 건물이 들어서는 도쿄역 주변 도시재생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안전은 도시재생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다. 그렇다면 안전을 고려한 도시재생은 어떻게 구현해야 될까. 요시다 부장은 이에 대해 도시재생에 있어서 특히 민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전은 법령이 아닌 인식의 문제”라며 “일본의 경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안전과 관련한 법령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지만 안전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사회로부터 신용을 박탈당하기 때문에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법령보다 높은 수준의 안전 기준을 지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 년 전 도쿄 롯폰기에서 발생한 회전문 사고를 예로 들었다. 당시 한 어린이가 회전문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정부에서는 회전문에 대한 안전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은 반면, 설계사와 건설사에서는 일반인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회전문을 아예 없애 버렸다.
요시다 부장은 “그 동안 한국 업체와도 협업을 한 경험이 많은데 한국 기술자들은 법령 기준에만 맞추면 된다고 생각하는 반면 일본의 기술자들은 법령보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안전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실제 미쯔비지쇼설계도 프로젝트 발주 시 안전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 요시다 부장은 “함께 일을 하는 시공사를 선정할 때 안전에 대한 평가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체크 아이즈(Check Eyes)’라는 제도를 통해 설계나 시공상 안전에 대한 기준을 분양자들도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제2롯데월드 안전 논란과 관련해서는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시다 부장은 “전문가들이 아무리 안전하다고 강조해도 일반인들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일반인들의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다소 과하다 할 정도의 대책을 세워야 하며, 실제 문제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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