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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발성법은 가요나 성악 발성법과 아주 달라요. 뮤지컬에선 호흡을 길게 가져가면서 후두를 위로 밀어올리는 느낌으로 소리를 내야 해요. 그래야만 목소리를 다치지 않으면서도 힘은 덜 들고 가사 전달이 빠른 소리를 찾을 수 있어요." 지난 주말 저녁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의 연습실이 있는 청담동 '킥스튜디오'에 12명의 손님들이 찾아왔다. 이날 인터파크가 주최한 '박칼린 감독과의 만남' 행사에 참가한 이들은 400명이 넘는 신청자 가운데 서류 심사를 거쳐 선발된 행운의 주인공들로 40대 주부부터 여고생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TV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합창단을 이끌면서 유명세를 탔지만 이들에게 뮤지컬 발성법을 조언해주는 박 감독은 시종일관 전문가다운 카리스마가 넘쳤다. 첫 번째 레슨을 받은 헬스 트레이너 김현정(33) 씨는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의 주제곡 '온 세상 내 것이었을 때'을 불렀다. 노래 한 소절이 끝나자 박 감독은 "노래를 부르면서 호흡이 모두 소진되기 때문에 가사 전달이 전혀 되지 않고 심하면 목청이 상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군 입대를 앞두고 부산에서 왔다는 강서진(19) 군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주제곡 '지금 이순간'을 열창했다. 박 감독은 그의 복부를 가리키며 "호흡을 여기에서 꽉 쥐고 놓지 않고 있는 게 발성에 장애가 된다"며 "목청은 괜찮은데 호흡이 받쳐주지 못해 제대로 발성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군은 "평소 고민하던 부분을 정확하게 콕 집어서 충고해 주셨다"며 "입대 후에도 열심히 연습해서 발전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뮤지컬 배우 지망생인 김유나(24) 씨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삽입곡 '온 마이 오운(On my own)'을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불러 참가자 중 유일하게 '굿(Good!)'이란 평가를 받았다. 박 감독은 "가성을 내지 말고 평소 말할 때 목소리를 그대로 사용하는 게 무대 장악력도 있고 본인도 힘이 덜 들 것"이라는 충고를 잊지 않았다. 한편 지난 2005년 뮤지컬 '아이다' 초연 당시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던 박 감독은 이번에는 국내 연출을 맡으며 총체적인 지휘봉을 잡았다. 공연은 오는 12월 14일부터 내년 3월 27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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