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증시 실적이 연간 방향성을 결정한다는데….” 세계 증시의 풍향계인 뉴욕 증시가 지난 1월 역대 사상 최악의 실적으로 마감하면서 올해 글로벌 증시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뉴욕 증시가 1월 중 하락하면 내림세로 한해를 마감할 확률이 과거 통계상 70%에 이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뉴욕 증시와 심한 커플링(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한국 증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1월 마지막 거래인인 지난 3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145.76포인트(1.79%) 하락한 8,003.25포인트를 기록했으며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도 각각 2% 안팎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1월 중 다우지수는 무려 8.84% 하락해 지수가 도입된 1896년 이후 113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S&P500지수도 한달 동안 8.57% 떨어져 역대 사상 최대 낙폭이었던 1970년 1월의 -7.6%를 경신했다. 또 1월 중 6.4% 내린 나스닥지수는 지난해의 -9.9%에 이어 두번째 최대 낙폭으로 1월을 마감했다. 1월 증시 동향이 한해의 증시 향방성을 결정한다는 뉴욕 증시의 이른바 ‘1월 척도(January Barometer)’설을 감안하면 사상 최악의 실적으로 첫 달을 보낸 뉴욕 증시의 올 한해 전망 역시 신통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1월 증시 약세는 올해 증시 하락을 알리는 전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다우지수의 경우 올해를 제외하고 과거 112년 동안 1월에 상승한 경우는 65.2%, 하락장은 34.8%였는데 한해의 주가지수 방향이 1월과 일치할 확률은 72.3%에 달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의 경우도 1월과 연간 방향성의 일치도는 각각 76.3%, 75.7%였다. 특히 1950년 이후 1월의 S&P500 동향이 연간 증시의 방향과 일치된 경우는 91.4%로 단 5차례만 틀렸다. 최근 3년간 방향성은 같았다. 시장분석기관인 퀀티테이티브의 켄 타워 부회장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4월과 함께 1월은 연중 어느 달보다도 한해의 증시 향방을 예측하는 데 좋은 척도가 되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이날 지난해 4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예상보다 양호한 -3.8%를 기록하자 뉴욕 증시가 단기적으로 11년 만에 새로운 저점을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당초 전망보다 양호한 경제성장률이 기업의 재고 증가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앞으로 이를 상쇄할 경우 1ㆍ4분기 성장률 역시 지난해 4ㆍ4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부양책과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확정될 때까지 뉴욕 증시는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단기적으로 S&P500지수가 11년 내 저점인 지난해 11월 수준에 이르거나 하향 돌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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