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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매각 한달, 월마트의 파열음
입력2006-06-21 16:33:05
수정
2006.06.21 16:33:05
지난달 22일 조선호텔에서 조 햇필드 월마트 아시아 사장은 “직원들과 고객, 주주를 위해 시장의 선두업체에 매각 결정을 내렸다”며 월마트코리아를 신세계에 넘긴 배경을 설명했다.
까르푸처럼 경쟁입찰을 붙이면 몇 천억원은 더 받아낼 수 있었지만 월마트는 돈보다는 유통 왕국답게 직원들의 고용보장 등 ‘명예로운 퇴장’을 선택했다는 게 신세계 측 전언이다.
실제로 언론이나 업계에서는 인수합병(M&A) 직전까지 ‘더티 플레이’로 일관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까르푸와 달리 월마트에 대해서는 별 문제 제기 없이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 게 사실이다. 심지어 산업자원부 고위 공무원들도 “모양새 좋게 떠난다”며 칭찬까지 했을 정도니 말이다. 양측 모두에 이로운 M&A였고 M&A의 모범사례로 불릴 만하다는 말도 더해진다.
하지만 긍정적인 평가와 달리 인수발표 이후 꼭 한 달이 지난 지금, 월마트코리아 내부에서는 파열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16개 매장을 대표하는 노사위원들이 3,500여명 직원들의 서명을 받아 경영진과 ‘위로금’ 보상 문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
월마트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경영진이 말로는 직원들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하지만 정작 열심히 일했던 우리에게는 허탈함 말고는 돌아온 게 아무것도 없다”며 “월마트코리아가 얻은 수천억원의 환차익 중 얼마만이라도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 보상해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섭섭해 했다.
하지만 미 본사에서 위로금 지급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자 월마트코리아 직원들은 몇 년간 부당하게 행해왔던 시간외 근무를 거론하며 그에 걸맞은 수당을 적절한 선에서 지급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5일 근무제로 하루 9시간 근무지만 할인점 특성상 대부분 몇 시간씩 추가수당 없이 일했다는 게 요지.
노사위원들은 경영진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근로기준법을 어긴 부당 노동행위로 사측을 노동당국에 고발 조치하겠다며 여차하면 ‘소송의 칼’을 빼어 들 참이다. 이들은 특히 일부 임원과 지점장이 신세계 측과 묵시적인 계약을 맺고 직원 편에 서지 않고 사측 입장에서 ‘태클’을 걸고 있다며 분개, 노사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번 M&A에 대해 신세계ㆍ월마트는 서로 ‘윈윈’했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고 외부의 평가도 다르지 않다. 나아가 하루아침에 다른 회사로 갈아타는 직원들도 ‘우리도 승리자’라는 생각을 함께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국내 1위, 세계 1위에 맞는 세심한 배려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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