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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억대 딱지어음 눈 감아준 은행 부지점장 기소

뒷돈 받고 당좌계좌 유지해줘

거래가 불가능한 일명 '딱지어음(부실어음)'을 유통하도록 눈감아주는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은행 부지점장이 검찰에 붙잡혔다.

서울북부지검 형사1부(안영규 부장검사)는 서류상으로만 있는 회사의 당좌계좌를 유지해주는 대가로 금품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로 한 시중은행 부지점장 김모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농수산물 유통업체 A사 관계자 문모씨를 통해 9차례에 걸쳐 금품 등 2,8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고 그 대가로 A사의 당좌계좌를 유지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지난 2011년 A사의 당좌계좌를 개설해준 뒤부터 문씨와 가깝게 지냈다. 그는 A사가 딱지어음을 시중에 대량 유통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난 3월까지 계좌를 유지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지난해 어음 판매업자들 사이에서 'A사는 유령법인'이라는 소문이 돌자 문씨에게 먼저 연락해 당좌계좌를 유지하는 대가로 돈을 받기도 했다. 이후에도 1억원에 이르는 거액을 요구했으나 이는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문씨 등 12명은 A사 등 유령업체 5개를 만들어놓고 은행에서 발행되는 어음용지를 구한 뒤 딱지어음 수백장을 시장에 유통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로 먼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이 유통한 어음은 액면가가 수천만원에서 최고 200억원에 이르렀고 총 유통액은 9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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