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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숲어린이집 덕분에 아이 맡길 걱정 덜었어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저소득층 지역 골라 7곳 설립

2021년까지 30곳으로 확대

세로토닌 활동·자연체험 등 학부모·아이 반응 좋아 입소문

종로생명숲어린이집 어린이들이 어린이집 인근 공원에서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뛰놀고 있다. /사진제공=종로생명숲어린이집

세살과 다섯살 자녀를 둔 김영미(가명ㆍ33)씨는 지난 3월까지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일을 하려면 아이들을 누군가에게 맡겨야만 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김씨가 살고 있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단 한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꽤 먼 거리에 있는 이웃 동네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려고도 해봤지만 김씨가 부여 받은 대기순번은 첫째가 일곱살이 돼도 어린이집에 들어갈 수 있을까 말까 한 대기순번이었다.

아이들을 맡길 곳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던 그는 4월 평창동 최초의 국공립 어린이집인 종로생명숲어린이집이 개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홈페이지 접수 시작 시간에 맞춰 부리나케 신청한 김씨는 첫째와 둘째 모두 어린이집에 맡길 수 있게 됐다. 둘째의 경우 원래 순번대로라면 어린이집에 들어갈 수 없었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 인원을 5명 늘려줘서 입소가 가능했다.

시골도 지방도 아닌 서울 한복판에서도 이 같은 사례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동네에 국공립 어린이집이 있더라도 그곳에 들어가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대기순번을 받아 아이를 보내자면 2~3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 보통이다. 주변에 저소득층 임대아파트 단지 등이 있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지자체들은 저마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부족한 예산 등에 발목이 잡혀 있는 모습이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18개 생명보험회사가 공동으로 출연한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지난 2012년부터 전국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짓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현실 인식에서다. 재단은 2012년 9월 서울 구로를 시작으로 오산, 광주 남구, 이천, 인천 연수, 서울 종로, 성남 등에 총 7곳에 생명숲어린이집을 건립했다.

재단 관계자는 "어린이집을 이용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있는지, 해당 지역의 소득 수준은 어느 정도 인지, 주변에 공원이나 숲이 있는지 등을 감안해 어린이집 건립지를 선정하고 있다"며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동안 모두 30개의 어린이집을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단이 세운 생명숲어린이집에는 이시형 재단 이사장의 보육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세로토닌 키즈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올바른 생활습관을 익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테면 올바른 식사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30분짜리 모래시계 등을 활용해 아이들이 음식물을 꼭꼭 씹어먹도록 유도하는 것이 그 예다.

하루 일과는 주변 걷기로 시작하고 자연체험활동도 강조된다. 아이들에게 영어나 한글 등을 일방적으로 가르치기보다는 아이 스스로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갖고 배움을 터득하도록 돕는 것도 생명숲어린이집의 특징이다. 서지후ㆍ지석군의 어머니 고유정씨는 "아이가 종로생명숲어린이집으로 옮기고 난 이후에는 어린이집이 즐거운 곳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며 "아이로부터 '엄마보다 선생님이 더 좋아'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제야 마음이 놓인다"고 밝혔다.

이선우 종로생명숲어린이집 원장은 "잘 노는 아이가 주도적으로 삶을 개척해나갈 수 있다"며 "이 시기만큼은 맘껏 뛰어 놀고 어떻게 놀면 좋을지 또래들과 의논하고 주도성을 길러 그것이 아이의 삶의 힘이 되도록 돕는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변분들이 평창동은 노령인구가 많은데 어린이집이 생긴 뒤 동네가 활기차졌다고 한다"며 "요즘은 소문을 듣고 젊은이들도 이 곳으로 이사를 많이 온다"며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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