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은 유로존의 재정위기와 관련된 불확실성 감소와 미국 경기지표의 개선, 중국의 긴축완화 기대감으로 연초 이후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손실이 났던 펀드들이 원금회복되는 구간에서 투자자들의 환매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올 들어 두 달 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4조5,000억원이 유출됐다.
하지만 과거 주가시장 추이와 펀드 자금유출입에 관한 데이터들을 분석해보면 투자하기 좋은 시점과 환매하기 좋은 시점에서 펀드 자금은 반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가장 최근 펀드환매가 크게 있었던 지난 2009년을 살펴보면 지수가 꾸준히 상승해 연간 50% 올랐던 것에 반해 약 10조원의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급락했던 주가가 각국 정부 정책에 힘입어 회복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상승장의 변곡점과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원금보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환매했다.
2009년 뿐만 아니라 2007년에도 유사한 동향들이 있었고 과거 흐름을 보면 원금회복에 대한 심리적 영향이 펀드환매 시점을 결정하는 경우들이 자주 있었다. 특정 이벤트에 놀란 투자자들이 원금회복이 되자마자 환매하고 이후 시장이 회복되면 다시 고점에서 투자해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최근 주가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절대적인 수치로만 판단하면 주가가 높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 2,000포인트를 넘었던 때와 비교해보면 그때보다 현저히 높아진 기업이익으로 인해 그만큼 저평가된 상황으로 판단할 수 있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시장의 믿음이 강화되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유로존의 2차 장기대출(LTRO)과 일본의 경기부양책 등 글로벌 유동성은 시장에 우호적일 것으로 보여 최근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자금이 단기간 내에 대거 유출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정보 수급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는 개인투자자일수록 장기적인 안목에서 장기 분산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인 투자라고 조언한다. 펀드환매도 마찬가지다. 단기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당장의 수익률만을 보고 환매에 동참할 것이 아니라 시장 변화와 투자여건을 고려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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