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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연애와 결혼이란…" 법륜 스님의 조언

■ 스님의 주례사 (법륜 지음, 휴 펴냄)


'스님의 주례사'라는 제목은 '수녀님의 연애담' 만큼이나 뜻밖이다. 정토회 법륜스님이 내 놓은 이 책은 연애와 결혼생활을 하는 남녀에게 전하는 조언들을 담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가지지 말라. 미운 사람도 가지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 괴롭고 미운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라는 '법구경' 인용글을 통해 스님은 사랑에도 연습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자기 마음대로 살려 한다면 아예 혼자 사는 게 낫다고도 얘기한다. 결혼하고 다른 사람과 같이 살려면 상대와 맞춰야 하니 "결혼한 아내와 남편은 자식이 없는 스님들보다 열 배, 백 배는 더 열심히 수행해야 한다"고 꼬집는다. "결혼은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고 같이 살아도 귀찮지 않을 때 해야 한다. 그 때 비로소 결혼이 서로를 속박하지 않게 된다"라는 게 스님의 조언이다. "상대가 고집이 센데 그 센 고집을 꺾으려는 나는 얼마나 고집이 센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 "용서해 준다는 생각마저도 완전하지가 않다. 놔 버려야 한다. 완전히 딱 놔버려야 한다" 등 마치 주례사처럼 편안하게 쓴 글에는 '세상에 공짜란 없다'는 인과(因果)의 법칙이 담겨 있다. 모든 인연 맺음에는 과보가 따르며 그러기에 스스로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가르침이 있다. 그래서 책은 연애 방법론에 그치지 않고 인연론과 인생론, 관계론을 동시에 펼쳐보인다. 법륜스님은 수행자인 동시에 기아ㆍ질병ㆍ문맹퇴치운동, 인권ㆍ평화ㆍ통일운동, 생태환경운동을 실천하는 운동가이기도 하다. 소천한 법정스님 이후 불교계 최고의 문필가로 꼽힌다. 표지와 속지 삽화로 쓰인 화가 고 김점선의 그림도 또다른 볼거리다.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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