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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약북강 주택시장 판 흔들린다] '강남발 상승 효과' 더 이상 힘들듯

경기둔화로 '강남 우량주' 따라가기 신중

비강남권 신규물량 가격경쟁력도 한몫

강남권의 침체 속에서도 강북권에서 활발한 거래가 일어나면서 주택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8일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한 부동산중개업소가 찾는 사람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권욱기자


부동산 경기가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2006년. 강남권의 재건축 아파트는 부동산 시장의 확고한 선행지표로 기능했다. 반포·도곡·잠실주공 아파트 등의 시세가 오르면 비강남권 아파트의 시세까지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고 분양시장에서도 강남 집값을 근거로 향후 시장을 전망하며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이들이 상당수였다.

8년이 지난 현재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강남발 풍선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다는 데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강남권 주택시장 분위기가 비강남권 및 수도권까지 확실한 영향을 미치던 과거와는 상황이 분명 달라졌다는 것이다.

우선 부동산 경기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기존 주택 거래시장에 미치는 강남발 효과가 갈수록 미미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부동산 경기 상승세가 뚜렷하다 보니 강남의 '우량주' 아파트 시세를 따라가는 투자성향이 확연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국면이 이어지면서 실패를 맛본 투자자들이 더욱 신중해졌다는 설명이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강남권 분위기가 여전히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실제 거래에 끼치는 영향은 상당히 줄어들었다"며 "강남 아파트 값이 올랐다고 해서 비강남 지역의 시장이 확 살아나는 현상은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분양시장에 미치는 강남발 효과도 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집값 급등기에는 분양가가 비싸도 강남권의 분위기가 좋으면 청약을 하는 현상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점점 분양시장과 강남권 시장 간 괴리감이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건설사들이 '착한 분양가'를 내세워 가격경쟁력이 있는 새 아파트를 쏟아내고 있는 점도 강남권 분위기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멀어지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의 미래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다 보니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강남 선행성이 약해졌다"며 "강남권 거래 위축과는 별개로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는 현상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향후 주택시장은 강남권 분위기보다 전세가율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수요자들이 직접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전셋값이 매매 전환이나 신규 분양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강남과는 별개의 시장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최근 전세가격보다 저렴한 신규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새 아파트의 장점이 더욱 부각되자 청약열기가 뜨거워진 것"이라며 "강남권 시장과 비강남권 시장, 그리고 분양시장 사이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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