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6·KB금융그룹)가 장타 경연장이 되고 있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정확도를 앞세워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박인비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의 먼로GC(파72·6,717야드)에서 계속된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9언더파 207타를 기록한 그는 선두 브리타니 린시컴(미국·10언더파)을 턱 밑까지 추격했다. 순위는 2라운드와 변함 없는 공동 2위지만 린시컴과의 격차는 3타에서 1타로 확 줄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박인비는 타이틀 방어와 개인 통산 다섯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리게 됐다.
이번 대회는 장타자에게 유리한 모습이다. 파5홀은 짧은 편이고 파4홀은 길다. 파5홀에서는 거리가 짧은 선수에게도 버디 기회가 있지만 장타자는 2타 만에 그린에 올려 손쉽게 버디를 잡아낸다. 단타자에게 긴 파4홀은 파 세이브도 쉽지 않다.
선두권을 봐도 장타자들이 즐비하다. 투어 통산 5승의 선두 린시컴은 이번 시즌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 268.9야드로 3위에 올라 있다. 박인비와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은 18위(258.9야드). 7언더파로 선두와 3타 차 단독 4위인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도 평균 262.8야드(8위)를 때려낸다.
장타 부문 91위(247.5야드) 박인비는 정교한 샷과 퍼트로 승부를 걸었다. 17번(파4)에서는 4m 버디 퍼트를,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비슷한 거리의 파 퍼트를 집어넣어 선두권 선수들을 압박했다. 박인비는 "함께 경기한 린시컴은 파5홀에서 나보다 50야드는 더 멀리 보냈고 내가 3번 우드를 잡을 때 6번이나 7번 아이언을 잡았다"면서도 "최근 퍼트가 다소 좋아졌다"며 우승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박인비는 4라운드에서 이미림과 한 조로 편성됐다. 세계랭킹 3위 박인비는 지난주 마이어 클래식에서 이미림과 연장 승부 끝에 준우승했다. 올 시즌 미국 무대에 진출한 이미림은 2주 연속 우승이자 생애 첫 메이저 왕관을 바라보게 됐다.
첫날 공동 선두에 올랐던 이미나(33·볼빅)는 6언더파를 기록, 세계 2위인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17) 등과 함께 공동 5위에 자리했다. 세계 1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공동 22위(1언더파)에 머물렀다.
한편 올해 앞서 열린 세 차례 메이저대회에서는 렉시 톰슨(나비스코 챔피언십), 미셸 위(US 여자오픈), 모 마틴(브리티시 여자오픈) 등 모두 미국 국적의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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